기자명 김도현 (dh.kim@skkuw.com)

반촌사람들 - 싸코스(Sockos)

싸코스 서명진 사장.
​사진 | 성대신문 webmaster@


학생들과 대화하며 술 마시는 게 큰 기쁨
동아리 덕분에 록 음악에 관심 생겨

“이모, 여기 스페셜메뉴랑 레몬 소주요!” 여기저기 주문하는 소리로 가득 찬 왁자지껄한 분위기.
17년간 성대 학우들에게 모임 장소로 자리매김해온 술집이 있다. 바로 인사캠 정문에서부터 대명거리로 가는 길 골목에 위치한 ‘싸코스(Sockos)’다.
지난달 23일, 신나는 록 음악과 함께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싸코스 서명진(61) 사장을 만났다.

 인사캠 학우들에게 술집으로 익숙한 싸코스지만, 과거에는 술집이 아니었다고 한다. “싸코스는 원래 이 자리에 있던 타로 카페 이름이었는데 내가 인수해 술집으로 운
영하기 시작했지.” 서 씨는 싸코스라는 이름의 느낌이 좋아 상호를 굳이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부터 17년 동안 명륜동에서 술집을 운영했다. 초창기에 오간 학우들은 이제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그는 “이번 방학 때만 결혼식에 3번 갔다”며 요즘 단골들로부터 청첩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가게가 한 번 자리를 옮겼는데, 근처 가게에 물어물어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다.” 그의 말에서 단골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오랫동안 장사를 이어간 원동력에 대해 그는 “별다른 것은 없다”며 웃었다. 그는 “그냥 학생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같이 술도 마시면서 잘 지낸 덕분일까”라며 “안주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테이블에는 다시 푸짐한 안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싸코스는 학교 근처 술집인 만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안주를 제공한다. “학생들이 부담 갖지 않는 가격으로 편하게 먹고 마시며 즐겁게 놀다갔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서 학우들을 위하는 마음이 드러났다.

“곧 밴드부 학생들이 뒤풀이 온다”라고 전하는 그에게, 그래서 록 음악이 틀어져 있는 것인지 묻자, 그는 “술집에 찾아오는 밴드부 덕분에 록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나이가 많아서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며 웃는 그는 “밴드부가 자주 와서 음악을 선곡하다 보니 자연스레 좋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밴드부 외에도 싸코스를 찾는 성대 동아리는 다양하다. 실제로 벽면에는 다양한 동아리 포스터가 걸려 있다. 그는 “학생들이 여기서 단체모임을 많이 한다”며 의자가 긴 이유 역시 단체 손님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싸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서 씨가 직접 만드는 레몬 소주다. 그는 “레몬 소주는 입소문이 나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찾는 메뉴”라며 “계량컵을 쓰지 않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감으로 만든다”고 답했다. 더불어 안주 중 가장 인기 있는건 튀김이랑 과일로 구성된 스페셜 메뉴다. “군대 가서 그게 그렇게 먹고 싶었다고 연락 오던 학생도 있었다”는 일화에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싸코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복고풍의 가게 인테리어다. “옛날 술집 같은 분위기”라는 그의 말처럼 은은한 조명과 흑백 사진이 담긴 액자, 검은색의 천장 등은 복고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는 “학교 앞에서 장사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술도 한잔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전했다. 그에게 싸코스란 힘닿는 데까지 함께하고 싶은 곳이다. 그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과 같이 얘기하다보니 기를 얻을 수 있다”며 “혼자 주방을 봐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항상 맑고 기운차다”고 말했다. 환한 미소로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고 사회 나가면 사회생활 잘하고, 그게 내 바람이다.”라고 전하는 한마디에서 17년간 학우들 곁을 지켜온 친근한 이모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