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몇 년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우리 생활 속으로 진입한 가전제품이 하나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스피커이다. 유행하는 캐릭터나 인기 있는 영화 주인공을 이미지화한 이 스피커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진다. 인공지능 스피커란 우리의 목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하고 그 텍스트로 검색한 결과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분석하여 그 결과를 음성으로 답해주는 기기이다. 쉽게 말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음성으로 주고받는 최첨단 기기이다. 스피커가 하는 행위 자체만 보면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인공지능 스피커에 적용된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하여 빅데이터, AR/VR 로봇공학 등 다양한 기술들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어떤 전자 기기나 제품에 ‘보안’을 고려하는 시점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기술의 고도화를 거친 이후 뒤늦게 보안에 대해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들은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과거와 유사한 시점에 보안을 고려하게 된다면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이야기 했던 인공지능 스피커 역시 데이터 해킹 위협 가능성과 관련된 기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생활을 엿듣는 도청 문제도 있고, 고주파를 이용하여 스피커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실험 결과도 발표 되었다. 집마다 설치된 인공지능 스피커 기기의 자체적인 보안과 음성 데이터를 분석하게 될 서버의 데이터도 해킹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미래의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스마트카)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동차 데이터의 보안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 자율 주행을 통해 탑승자가 원하지 않은 장소로 이동될 수도 있다. 인간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편리한 삶으로 인도해 줄 로봇 또한 ‘보안’의 영역이 완벽히 구축되지 못하면, 언제든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변하게 된다. 이제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 모든 것에 대해서 ‘활용’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보안’을 신경써야할 때가 왔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은 그 설계부터 폐기 시점까지 모든 데이터에 대한 ‘보안’을 고려해야 된다는 뜻이다. 4차 산업 혁명 수준에 맞는 ‘보안에 대한 연구 또한 필수이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발전된 기술들은 인간에게 극도의 편리함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10년 전에 나온 스마트폰 하나로도 인간의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들은 지금과는 다른 더욱 편리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기술 개발 만큼의 비용과 노력을 보안에도 쏟아야 그 편리함이 위협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30년 전 제작된 만화영화 <2020 우주의 원더키디>가 보여줬던 그 2020년이 바로 눈앞에 와 있다. 그때의 미래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졌지만, 우리의 미래는 과거세대가 우려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다. 2020년이 밝은 미래로 그려지기 위해서는 4차산업을 위한 보안 혁명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4차 산업 혁명에서 더 나아가 ‘4차산업과 보안혁명’의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민무홍 겸임교수데이터사이언스융합학과
민무홍 겸임교수데이터사이언스융합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