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부터 원두까지의 과정과 품질을 평가해요"
"생두부터 원두까지의 과정과 품질을 평가해요"
  • 민세원
  • 승인 2019.09.09 17:25
  • 호수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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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큐 그레이더 정화용 엔터하츠 대표

큐 그레이더는 커피 산업 전반에 걸쳐 활동
로스팅 기법ㆍ포인트에 따라 맛과 향 달라져

 

재배된 원두는 어떻게 한 잔의 커피로 재탄생될까. 대한민국 1세대 큐 그레이더 ‘정화용’씨를 만나 큐 그레이더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커피체리의 가공방식과 로스팅에 대해 알아봤다.

큐 그레이더란 어떤 직업인가.
큐 그레이더(Q Grader)에서 Q는 Quality, 즉 품질을 뜻하고, Grader는 등급을 매기는 사람을 뜻한다. 큐 그레이더란 아라비카 커피의 품질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 관련 자격증이다. 직종으로 따지면 원두의 품질을 감정하는 커퍼(cupper)와 동일하다. 큐 그레이더 자격증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인 SCAA 산하의 미국 커피 품질연구기관인 CQI에서 발행한다. *SCA에서 스페셜티커피의 정의와 기준이 다 내려지는 만큼 이는 커피 산업 전반에서 제일 크고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큐 그레이더가 하는 일(주요 업무)을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큐 그레이더는 주로 커피의 맛을 보러 다니는 일을 하지만 사실 주요 업무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큐 그레이더는 생두에서부터 이를 로스팅한 원두까지 그 일련의 과정과 품질을 평가해서 최종 점수를 매기는 일을 한다. 이 외에도 원두 로스팅 공장에서 품질관리를 하기도 하고, 직접 산지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커피를 구매하기도 한다. 또한 농장에서 1년 동안 커피를 수확한 후 품질이 좋은 커피를 대회에 출품했을 때 해당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그 품질을 평가하는 큐 그레이더도 있다.


큐 그레이더가 되는 조건이나 과정이 어떻게 되나.
큐 그레이더 자격증 시험은 필기보다는 실기 위주로 진행된다. 4~5일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시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총 22과목의 시험을 치룬다. 시험에서는 직접 단맛, 짠맛, 신맛 등의 맛을 보고 향을 맡으며 이를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커피 생두를 볶는 로스팅 기술을 비롯해 실질적인 감별 등의 실습도 진행된다. 시험 기간이 길고 다소 복잡한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단기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커피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경험과 지식이 있을 때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생두의 등급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나뉘어 있는가.
큐 그레이더들은 커피의 △맛(Flavor) △산미(Acidity) △여운(After Taste) △향기(Aroma) 등의 항목에서 맛을 보고 각각 평가하여 점수를 매긴다. 이때 100점 만점의 점수에서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로 분류되고, 그 미만은 커머셜(Commercial) 커피로 분류된다. 스페셜티 커피인지의 여부와는 별개로 산지에서 직접 생두의 등급을 평가할 수도 있다. 이는 국가마다 자체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커피체리에서 생두로의 가공방식은 무엇인가.
커피나무에서 커피체리가 열리면 가공과정을 거친 후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이 씨앗을 로스팅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갈색 반원 모양의 커피 원두가 만들어진다. 가공방식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습식(Washed)으로 커피를 정제하는 방법이다. 씨앗에 붙어 있는 점액질을 제거하고 난 후 물로 가공한다. 물로 세척해서 가공하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특징이고, 약간의 산미도 느낄 수 있다. 건식(Natural) 방법으로도 커피를 정제할 수 있다. 이  때는 체리 상태 그대로 가공한다. 체리 자체가 열매를 가진 상태에서 건조하며 말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 발효가 일어나 복합성이 좋아지고 단맛이 강화된다. 무산소 발효 방법은 산소가 차단된 환경을 만들어 그 상태에서 발효함으로써 작용하는 균의 수를 달리하여 시나몬이나 바닐라 등의 맛이 발현하도록 한다. 이는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가공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농부들마다의 노하우가 가미되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방식이라고는 볼 수 없다.


로스팅 기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생두의 경우 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기에 열을 가하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 여러 가지 향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이 로스팅의 경우 그 기법이 정말 다양하다. 로스팅 대회에서 심사위원을 해본 적이 있는데 대회에 참가한 사람마다 로스팅 기준과 기법이 모두 달랐다. 고기 한 점을 구울 때도 사람마다 그 노하우가 다양하듯이 로스터기 자체도 직접 불이 닿는 직화식, 대류나 열풍을 사용하는 식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로스팅 포인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그 정도에 따라 강배전, 중배전, 약배전으로 구분된다. 강배전의 경우 강하게 로스팅했기 때문에 불맛, 쓴맛, 탄맛 등이 강해진다. 반면 약하게 하면 할수록 생두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이 잘 드러난다. 따라서 스페셜티 커피를 위해서는 강배전보다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중배전이나 약배전을 사용한다. 품질이 좋지 않은 생두는 강배전을 통해 불맛이나 쓴맛이 강조되도록 해 그 약점을 보완한다. 오랜 시간 똑같은 생두를 로스팅 하더라도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 어떤 로스팅 포인트에서 로스팅을 마치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한국인에게 인기가 좋은 커피 맛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한국인은 커피의 신맛을 생소해 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산미가 강한 특성의 원두를 납품했을 때 커피가 상했다는 컴플레인을 받기도 했었다. 그에 비해 요즘은 커피의 산미를 이해하고 또 즐겨 마시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다만 한국인들의 경우 누룽지 같은 전통 음식을 접해와서 그런지 고소한 맛의 커피를 많이 찾는다. 커피는 기본적으로 씁쓸하면서도 고소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사람들의 취향이 스페셜티 커피 쪽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
*로스팅 포인트=생두를 로스팅한 정도. 8단계로 이루어져있다.

정화용 큐 그레이더
정화용 큐 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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