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빈 기자 (csubingood@skkuw.com)

정기자가 된 후로도 벌써 세 번째 발간이 끝났다. 정기자의 특권인 취재 후기를 쓰자니 성대 신문에서의 지난날이 떠오른다. 동기들과 어색하게 둘러앉아 트레이닝을 받던 수습기자, 모든 것이 새롭고 어려웠던 준정기자를 지나 어느덧 한 부서의 부서장이 된 정기자까지. 글이 빽빽한 문건을 다 읽지도 못해 허둥지둥하던 첫 번째 편집회의를 떠올리면, 기계적으로 문건을 보고 피드백을 하게 된 나의 변화가 신기할 따름이다.

생각해 보면 신문사를 통해 나는 정말 많이 변화했다. 글을 읽기 싫어하고 휴대 전화만 들여다보던 내가 글이 가득한 문건과 기사를 읽는다. 심지어 그 글을 보며 피드백까지 한다니. 과학이 싫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문과를 선택했던 내가 학술부 기사를 쓰기 위해 과학 서적을 뒤적인다. 아침잠이 많아 1교시 수업은 절대 듣지 않던 내가 방학 때는 방중 활동을 위해 매일 아침 10시까지 학교로 출근했다. 학교에 입학한 후 어느 활동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했던 내가 어느새 임기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좋은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사가 있는 주에는 그 주 내내 예민해져 주위 사람들에게 성질을 내기도 하고,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수업 듣기를 포기한 적도 있다. 편집회의에서 쓴소리를 들은 날이면 자책하며 한없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신문사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통해 얻은 것도 많기 때문인 것 같다. 기사 하나를 오롯이 혼자서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을 얻었고, 비판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부족한 부서장으로서 많이 챙겨주고 싶은 부서원을 얻었고, 조판 전날 늦은 시간까지 기사를 마감하고 함께 술 한잔할 수 있는 동기들을 얻었다. 이런 것들이 힘든 신문사 생활을 버티고 계속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나에게는 다섯 번의 발간이 남았다. (물론 다음 학기에도 신문사에 남아 있으면 열한 번의 발간이 남은 것이지만...) 수습 트레이닝이 끝나고 쓴 수습일기에서 나는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한다. 반년이 지난 지금, 그때 가졌던 마음들이 조금은 시들해진 것 같다. 이렇게 취재 후기를 쓰며 나는 다시 한번 초심을 떠올린다. 열의가 넘치고 모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활동도 씩씩하게 잘해나갈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