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나만의 열쇠, 생체인식
나를 위한 나만의 열쇠, 생체인식
  • 조수빈 기자
  • 승인 2019.09.24 18:16
  • 호수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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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일부를 활용해 도용이나 복제가 불가능
더 높은 인식률을 위한 연구 지속될 전망

 

2054년의 워싱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홍채정보가 잠금장치를 여는 핵심역할을 한다. 또, 영화 속 광고판은 주인공 존의 홍채 분석을 통해 신원을 파악한 후 그에게 최적의 수트를 추천해준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영화 속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에만 나왔던 생체인식기술이 현실이 됐다.

내 몸이 열쇠가 된다
생체인식기술은 사람의 신체적·행동적 특징을 자동화된 장치로 추출해 개인을 식별하거나 인증하는 기술로, 바이오 메트릭스(Biometrics)라고도 한다. 생체인식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특징을 추출해 저장하는 ‘등록’ △1대 1 매칭으로 사용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인증’ △데이터베이스에서 1대 N 매칭으로 많은 사람 중에 사용자를 찾아내는 ‘식별’의 단계로 구분된다. 여기서 ‘인증’과 ‘식별’은 응용영역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된다. 센서가 개인의 독특한 생체정보를 읽어 전기신호로 전환하고 기계에 저장된 신호와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비밀번호나 열쇠와 같이 사용자가 알고 있는 정보 또는 소지하고 있는 장치를 이용한 사용자 인증 방법은 망각, 분실 또는 도난 등의 이유로 높은 보안 성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생체인식은 신체 일부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이 도용하거나 복제해서 사용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변경이나 분실의 위험도 없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크게 신체적 특징과 행동적 특징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신체적 특징을 이용한 방식으로는 △얼굴인식 △정맥인식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이 있으며, 행동적 특징을 이용한 방식으로는 △걸음걸이인식 △서명인식 △음성인식 등이 있다.

지문인식과 얼굴인식
생체인식기술 중 가장 오래된 기술인 지문인식기술은 지문의 디지털 영상을 획득해 사용자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지문은 태아의 피하층부터 만들어져서 한 번 생겨나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개개인을 인식하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문인식기술은 지문의 분기점, 중심점 등으로 구성되는 특징점의 위치를 추출해 판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문인식기술은 지문을 촬영하는 방식에 따라 △광학식 △정전식 △초음파식으로 나뉜다. 광학식은 지문이 닿는 곳의 아래에서 위로 강한 빛을 쏘면 지문 형태가 그대로 반사되는 영상을 획득한다. 정전식은 센서에서 지문의 융선과 골의 정전용량의 차이로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지문의 패턴마다 다른 전기량을 감지해 형태를 인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음파식은 초음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고, 지문의 높이차를 측정해 지문을 인식한다.

지문인식기술은 0.5% 이내의 낮은 에러율과 비교적 높은 인식률 및 1초 이내에 이루어지는 빠른 검증속도라는 장점뿐만 아니라 편의성, 소형화의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문이 손상되거나 없어진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며, 붕대를 감거나 이물질이 묻은 경우에는 지문인식기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접촉한 곳에 자신의 손가락을 대기 때문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지문인식기술과 달리 비접촉 인식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은 얼굴인식기술은 얼굴의 특징점을 추출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내 자료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인간이 다른 사람을 인지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얼굴이기 때문에 얼굴인식기술은 가장 자연스러운 생체인식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얼굴인식기술에서 특징점을 추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특징점 기반 방식’은 동맥과 정맥을 통한 피의 흐름에 의해 생기는 열점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법이며, ‘영상 기반 방식’은 3차원 측정기를 이용해 △눈 △입 △콧구멍 △턱 간의 각도와 거리 △뼈 돌출 정도 등 얼굴의 특징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으로 얼굴을 식별한 후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다.

얼굴인식기술은 생체정보 제공 거부감이 낮으며, 사용자의 사후 추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명 및 환경과 영상의 각도에 따라 인식률의 편차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변장이나 성형수술, 세월의 흐름에 따른 얼굴의 변화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신체적 특징으로는 △얼굴인식 △정맥인식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이 있다.
신체적 특징으로는 △얼굴인식 △정맥인식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이 있다.


음성인식과 홍채인식
음성인식기술은 음성으로부터 추출한 독특한 특성을 이용한 인식기술이다. 음성학적 특성은 억양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음성 경로, 비강과 구강의 모양 등에 의존하므로 성대모사와 같은 방법으로 모방할 수 없다. 음성인식기술은 인식의 대상으로 삼는 화자에 따라 크게 ‘화자독립 인식기술’과 ‘화자종속 인식기술’로 분류된다. 먼저 화자독립 인식기술은 불특정 다수의 음성을 인식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자가 시스템의 동작 전에 음성을 등록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반면, 화자종속 인식기술은 특정 화자의 음성을 인식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이를 사용하기 전에 사용자의 음성을 등록한 후 입력 음성의 패턴과 저장된 음성의 패턴을 비교하는 패턴 매칭 기법이 사용된다.

음성인식기술은 다른 생체인식 분야와 달리 원격지에서도 전화를 이용해 신분 확인이 가능하며, 손과 발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도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기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의 목이 쉬었거나, 음성이 변조된 경우에는 사용이 어렵다. 또한 주변 환경에 소음이 있을 경우 사용에 어려움이 있음으로 잡음을 처리한 후 음성 신호를 추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홍채인식기술은 여러 생체인식기술 중에서 보안성이 가장 뛰어나다. 홍채인식기술은 사람 눈의 중앙의 검은 동공과 흰자위 사이에 존재하는 도넛 모양의 홍채를 이용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기술이다. 먼저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동공과 홍채의 경계, 홍채 외부를 둘러싼 공막과 홍채의 경계를 찾아 홍채를 검출한다. 이후 동공의 경계부터 공막과의 경계까지를 좌표화 한 후 홍채 무늬를 0과 1로 이진화해, 이 코드 열을 통해 사용자의 홍채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홍채는 생후 18개월 이후 완성된 뒤, 평생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홍채는 유전적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쌍둥이 간에도 전혀 다르며 심지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홍채도 다르다. 또한 살아있는 사람의 홍채는 미세한 떨림이 있기 때문에 죽은 이의 홍채를 사용할 수 없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생체인식+생체인식=다중 생체인식
생체인식기술은 보안 분야에 크게 기여했지만, 각각의 기술은 절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이상적인 생체인식기술은 △가격 △사용 편리성 △인위성 △정확도의 측면에서 모든 것이 최적일 경우이지만, 어떠한 단일 생체인식기술도 네 가지의 특징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등장한 것이 다중 생체인식기술이다.

다중 생체인식기술에는 네 가지의 종류가 있다. ‘다중 생체특징’은 여러 가지 생체인식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지문인식기술과 얼굴인식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다중 센서’는 지문인식 시 광학식과 초음파식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것과 같이 하나의 생체 특징을 여러 가지 센서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다중 유닛’은 지문인식 시 열 손가락을 모두 인식하는 것처럼 하나의 생체인식기술이 여러 가지 생체를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다중 획득’은 하나의 생체특징을 여러 번 인식해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서로 다른 생체특징을 융합해서 사용하는 ‘다중 생체특징’과 달리 나머지 세 기술은 하나의 생체특징만을 사용한다. 이에 대해 안보기술연구원 C4I 연구소 김용환 소장은 “여러 생체특징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단일 생체인식기술의 한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다중 생체특징’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일반적으로 ‘다중 생체인식기술’을 ‘다중 생체특징’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다중 생체인식기술은 생체정보를 어느 부분에서 통합·융합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판단융합 다중 생체인식’은 각 단일 생체인식기술이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형태로, 마지막 단계에서 서로 다른 기술의 결과를 융합한다. 예를 들어, 얼굴인식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음성인식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측정, 판별한다. 이렇게 독립적으로 수행된 판별 결과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인식 결과를 내보내는 방법이다. 반면, ‘특징융합 다중 생체인식’은 각 생체인식기술의 입력 장비에 의해 획득된 데이터로부터 서로 독립적인 생체특징을 추출한 후, 획득된 특징 정보를 융합한다. 이렇게 융합된 생체 특징의 유사도를 측정해 인식 결과를 내보낸다.

다중 생체인식기술은 각각의 단일 생체인식기술의 신뢰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한쪽 눈이나 팔이 없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생체인식 기관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생체인식을 접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다중 생체인식기술은 인식 성능을 향상시킨다. 생체인식이 고도의 보안이 있어야 하는 분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매우 높아야 하지만, 단일 생체인식기술의 정확도가 100%인 경우가 드물다. 그러므로 여러 생체인식기술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가까이에 있다
일반적으로 생체인식기술은 사용자 인증이 요구되는 분야, 특히 금융서비스에 널리 사용된다. 생체인식기술은 금융서비스 이용시장을 크게 변화시켰다. 우리는 지문인증을 통해 간편하게 ATM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비밀번호 대신에 목소리만으로 본인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생체인식기술이 주로 활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스마트폰이다. 현재 지문인식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기술이며, 얼굴인식, 홍채인식 역시 스마트폰에서 잠금 해제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삼성은 초음파 이용 지문인식을 도입하고, LG 전자는 정맥인식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은 새로운 생체인식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생체인식은 자신을 확인하는 수단으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이 기술은 사람의 생체정보를 통해 그 사람의 주변 환경을 바꾸는 데에 활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빌딩 사이언스’ 분야가 있다. 과학적 건물을 추구하는 빌딩 사이언스는 공간에 있는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생체 신호를 통해 온도를 조절하거나 빛에 따라 변하는 동공 크기를 인식해 자동으로 최적의 채광과 조명을 찾아준다.

생체인식기술은 광고에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유통업체 테스코는 영국 내 테스코 주유소 450곳에 얼굴인식기술을 도입했다. 영국주유소는 대부분 편의점과 함께 운영되는데, 이 기술을 통해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성별과 나이대를 파악한다. 계산대 위 스크린에는 정보를 토대로 고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맞춤 광고가 10초 단위로 바뀌어 나온다.

전망이 기대되는 생체인식
개인의 생체정보가 IoT(사물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대표적인 인증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생체인식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전 세계 생체인식 시장이 2016년 32억 달러에서 2023년 122억 달러로 연평균 20.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특허청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생체인식기술에 관한 국제 특허 출원 건수는 2013년 180건에서 2017년 42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연평균 23.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오늘날 생체인식 시장에서 지금보다도 더 높은 인식률에 관한 연구 개발이 지속해서 이뤄질 전망이다”며 “생체인식기술은 추후 모바일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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