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나영 기자 (skduddleia@skkuw.com)

인터뷰 - '낫 아워스'의 신하나 대표와 박진영 대표

낫 아워스의 신하나, 박진영 대표
낫 아워스의 신하나, 박진영 대표

 


비건이 입을 옷 없다고 생각해 옷을 제작하기 시작
박 대표 “대학생은 세상을 바꿀 힘 갖고 있어”
 

비건이 만든 비건 브랜드 ‘낫 아워스’의 신하나 대표와 박진영 대표를 만났다. 한 패션 회사에서 마케터였던 신하나 대표와 디자이너였던 박진영 대표는 퇴사 후 ‘낫 아워스’를 창업하게 됐다. 비건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비건이 되는 과정은 어떠했나.
▶신 : 2017년도에 마장동의 한 고깃집으로 회식을 하러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고기 피비린내가 머리를 관통하듯 났다. 충격이었다. 냄새를 맡고 당분간 고기를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장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은 못 했다. 그러다 유튜브 비건 활동가 게리 유로프스키의 영상을 우연히 접하게 됐다. 영상을 보고 고기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취급되는지 알게 되고 나서 비건이 되기로 했다.

▶박 : 비건이 된 특별한 계기는 없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별로 먹지 않았다. 살면서 환경문제나 동물권 문제에 대해 정보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건을 선택하게 됐다. 비건이 된 지는 10년 정도 됐다. 하지만 예전에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긴 했지만, 가죽 제품 등 동물성 소재로 된 의류는 끊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가죽 등을 그냥 입고 다녔고 직업이 디자이너다 보니 제품을 만들 때 동물성 소재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동물성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둘이 회사를 비슷한 시기에 그만두고 신하나 씨를 만나게 됐는데 박진영 씨가 ‘마장동 사건’을 겪고 비건이 돼 있었다. 그런데 신하나 씨는 저와 반대로 의류는 끊기 쉽고 음식을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조금 충격을 받아 그 이후엔 동물성 소재도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비건이 됐다.

낫 아워스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 : 퇴사하고 추석 즈음에 박진영 씨와 올겨울에 뭐 입지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비건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둘 다 패션 회사에서 일했었고 잘 아는 분야니 비건이 겨울에 입을 옷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인조 모피코트를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했다. 첫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나서 ‘낫 아워스’가 탄생하게 됐다.

낫 아워스는 어떤 브랜드인가.
▶신 : 낫 아워스는 비건 브랜드다. 비거니즘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지만 비건만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는 아니다. 실제 비건이 아닌 소비자들이 더 많다. 모두가 살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모피, 가죽, 실크, 울 등 모든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 소재를 선택하는 과정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 브랜드와 제작 과정이 비슷하다. 다만 폐기되는 물건들이 많으면 환경 자원이나 인적 자원이 낭비된다고 생각해 대부분의 제품은 미리 주문을 받아 제작하고 있다.

비건의 입장에서, 그리고 비건 제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사회의 변화를 체감하는가.
▶박 : 체감한다. 이런 인터뷰도 비건에 관심이 생기니 오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10년 동안 비건을 해왔는데, 확실히 최근 몇 년 사이에 비건이 정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예전에는 비건에 대한 개념 자체를 사람들이 몰랐는데, 요즘엔 비건이라 밝히면 대부분 안다.

▶신 : 하지만 비건이라고 하면 흔히 소비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이라고 오해한다. 비건은 소비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비거니즘을 실천한다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또 비건이 되고 저희 시각이 달라진 것처럼 비거니즘이 확산되면서 사회가 동물을 단지 소비할 수 있는 재료, 구경거리 등으로만 보지 않도록 변화했으면 좋겠다.

비건을 생각하는 대학생에게.
▶신 : 완벽한 비건이 되긴 힘들다. 현재 사회에서 완벽한 비거니즘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조금씩이라도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세끼 중 한 끼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다짐하는 정도도 괜찮다. 또 개인적으로 선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비거니즘이라는 확고한 철학이 있으니 주체적으로 산다는 느낌이 들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 것 같다.

▶박 : 대학생들은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주변을 많이 바꾼다. 대학교에서 비거니즘이 시작되면 비건 동아리도 많이 생기고, 대학 주변에 비건 식당들이 많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이대 주변에는 비건도 갈 수 있는 식당이 많이 생겼다. 이런 변화는 다 학생들이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힘을 믿고 잘 사용하면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