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민주 기자 (minju0053@skkuw.com)
다음해 2월 말 전역하는 군 휴학생은 도전학기제로 복학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다음해 2월 말 전역하는 군 휴학생은 도전학기제로 복학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교무처가 공청회 때 제시한 시행안에 따르면 도전학기제가 시행될 경우 개강이 2주 앞당겨진다. 학우들은 공청회와 커뮤니티 등에서 이에 대한 여러 우려 사항을 짚어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우려를 이해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전학기제 시행안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역 복학과 교환학생 귀국 일정에 차질
도전학기제는 지난달 2일 교무처와 제51대 총학생회 Sparkle(인사캠 회장 김예지, 자과캠 회장 이동희, 이하 스파클)과의 면담 이후 다음 학기부터 바로 시행되는 방향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학우들은 급작스러운 시행 탓에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군 휴학 중인 이병철(소비자 16) 학우는 “1년 전 입대 당시에 일정을 계획해 다음해 2월 28일에 전역 후 복학할 예정이었다”며 “정책을 진행하려면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울 만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환학생 학우의 귀국 일정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이원경(미디어 17) 학우는 “파견 학교의 시험 일정이 2020년 2월 27일에 마무리되기에 3월 개강일에 맞춰 이미 항공권을 발권해놓은 상태”라며 “체류 일정을 수정하면 금전·학업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고시 공부에 부담 가능성
교육실습은 기말고사와 겹칠 우려

개강 일정을 당기면 고시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학우도 영향을 받는다. △공인회계사 시험 △변리사 시험 △행정고시 등은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에 실시된다.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시험을 치르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 중인 최항구(시스템 11) 학우는 “전공과 고시 공부를 동시에 하는 만큼, 고시를 준비하는 학우들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범대 학우를 비롯해 교직 이수를 하는 학우들 역시 개강 일정 변경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교직 이수를 하는 학우들은 졸업을 위해 4월이나 5월부터 한 달 동안 교육실습을 해야 한다. 이때 도전학기제가 시행되면 5월 초에는 교육실습에 참여하기 어렵다. 기말고사가 5월 중에 진행돼 실습 중 교육실습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우리 학교에 시험을 치르러 와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교육실습을 하는 학우는 더욱 왕복할 여건이 여의치 않다. 이에 박수진(국문 15) 학우는 “많은 학교에서 면학 분위기 등을 이유로 교육실습을 허가하지 않아 교육실습학교를 찾기도 어려운데, 도전학기제까지 진행된다면 사실상 5월 교육실습이 불가능해져 큰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겨울방학 동안 동계 인턴십 어려워
도전학기제로 겨울방학이 짧아지면 동계 대외활동 지원에도 문제가 생긴다. 각종 기업이나 지자체에서는 기존 겨울방학 일정에 맞춰 서포터즈나 인턴십 등을 모집한다. 채용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의 관계자는 “인턴십이 주로 겨울방학 기간인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가량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성민(미디어 17) 학우도 “동계 인턴을 준비하는 학우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도전학기제는 동계 인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생 입학 일정과 맞지 않아
학사 일정은 15주로 … 지정보강제 참여는?

도전학기제로 개강이 2주 앞당겨지면 신입생 입학 일정도 어긋날 수 있다. 지난 공청회에서 교무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0학년도 1학기 개강일은 2월 17일로 신입생 정시 최종 추가합격자 등록 마감일보다 하루 이르다. 따라서 추가합격자 수강신청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교무처는 1학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학년만 도전학기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이 시행될 경우, 전 학년이 함께 듣는 교양이나 전공 강의에서 1학년 전용 분반을 만들어야 해 학사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수 있다. 정시 추가합격생 학우들을 위해 수강신청 인원을 따로 부여하는 대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이 모두가 동시에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강지민(19) 씨는 “늦게 합격을 통보받았다는 이유로 정시 추가합격생들이 수강신청에 있어 별개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사일정이 한 주 줄어드는 도전학기제를 보완하기 위해 교무처는 지정보강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정보강제는 공휴일에 강의를 쉴 경우, 해당 날짜의 보충 강의를 특정한 날에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교무처는 △온라인강의 제작 △토요일 보강 △평일 오후 보강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학우가 동일한 환경에서 보충 강의에 출석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이영철(국문 14) 학우는 “학우들도 개인적인 일정이 정해져 있는데, 지정보강제 때문에 이를 일일이 바꿔야 한다면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활하지 않았던 소통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없어 아쉬워

지난 두 차례의 공청회에서 학우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도전학기제 진행 과정에서 학생 사회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월부터 학교 내부적으로 도전학기제와 관련된 협의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학우들에게 이 사실은 지난달에 처음 공개됐다. 바로 다음 학기부터 정책이 시행된다는 계획도 학우들의 불만을 키웠다. 이에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이희진(영문 16) 학우는 “급작스러운 시행으로 인해 여러 문제점이 파생되는 만큼, 정책을 내실화하기 위한 유예 기간이 최소한 1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전학기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태정(경영 18) 학우는 “기존의 계절학기와 국제하계학기(ISS)도 수업의 깊이가 얕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썸머세션이 다르게 운영될 것이라는 주장이 와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 측 “다음해부터 시행, 확정된 것 아냐”
학교 측은 학우들이 지적한 사항에 대해 “타당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도전학기제에 수반되는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맞춰나가겠다는 것이다. 교무팀(팀장 채희철) 이창형 과장은 “공청회 때 제기된 부분을 비롯해 학생들의 어려움을 없애고자 노력 중이다”며 “공청회 이후 다양한 시행 방안을 활발히 의논하고 있다. 다음 공청회 때까지는 구체적인 시행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상훈(교육) 학생처장은 “정책의 핵심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학생성공에 다가설 많은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 사회 움직임 … 건설적인 논의 필요해
한편, 지난 20일 열린 임시연석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연석전체학생총회(이하 연석총회)를 개최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추후 열리는 전학대회에서 연석총회의 실시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연석총회는 학우에게 도전학기제 진행 상황을 알리고,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스파클은 “찬반을 넘어 앞으로도 도전학기제에 대해 학우들의 총의가 충분히 반영된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학생 사회의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