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학의 헤르메스, 실용철학주의자
나는 철학의 헤르메스, 실용철학주의자
  • 성대신문
  • 승인 2019.10.07 17:11
  • 호수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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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l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나는 요즘 연극 대본을 읽고 있다. 어제는 바이올린을 연습했다. 보름 전엔 성악 레슨을 받았다. 푸치니의 아리아 ‘콴도 멘보’. 그리고 커피잔 옆엔 물감과 붓이 놓여있어 매일같이 그림을 그린다. 미세플라스틱의 바다로의 유입을 막으려 플라스틱 용기에도 그려본다. 미래의 생존을 위해 나름대로 하는 나만의 노동이 또 있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철학을 전하는 헤르메스다 (이고 싶다). 밥에 간장만 찍어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나날, 우리의 인생, 철학도 마찬가지다. ‘철학 한 개만 공부해도 일생이 모자라는데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하고 그러면 철학이 부실해지지 않을까요?’ 나는 플라톤이나 칸트를 읽는 것만이 한 우물 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음악 속에 그림 속에 소설 속에 철학이 독특한 나름의 언어와 색깔로 전개된다. 때로 여러 개의 우물을 파는 것이 진정으로 한 우물을 파는 것이다.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보면 화가이면서 생물학자, 법학 하는 화가가 예로 제시된다. 때로 여러 분야가 합쳐져야 새로운 생각이 탄생된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철학이 무엇이며 철학 수업이 무엇인지 미리 정해놓고 들어온다.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는 정형화된 철학 강의. 철학을 반드시 말로 논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철학을 소설로 보여주지 않았던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약점을 보이기 싫어 초콜릿을 먹고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구급차에 실려 간 남자... 나는 철학을 언어로 논리로 설명 할뿐 아니라 철학을 음으로 그림으로 영화로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다. 학생들이 때로 어떤 영화가 비철학적인 영화라는 말도 하는데 내게는 철학적인 영화가 따로 없다. 철학은 우주 만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어떤 소재이든 어떤 영화이든 철학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어린이용으로 간주되는 ‘톰과 제리’는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노장사상을 보여준다. 나는 톰과 제리의 철학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나도 점차 강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부득이 선악과 진리가 논의되는 눈에 띄게 철학적인 영화를 보여주곤 한다. 너무 평범하지만 보다 심오한 영화를 삼가면서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수업내용이 너무 쉬워 배운 게 별로 없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철학을 누구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의는 일부러 의도하지 않더라도 유니크한 학생들 개개인과 유니크한 교수간의 실존적 만남이다. 학생들은 열린 마음으로 그 교수만의 실존과 개성과 가치관을 만나야 한다. 나는 철학 강의가 철학 사전에 나오는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인생에 보탬이 되는 실용 철학이 되도록 노력한다. 철학 수업을 통해서 사유하는 즐거움을 직접 체험하며 앞으로의 인생에서 사유와 함께 독서와 함께 살아가기를 바란다. 철학 수업을 통해서 머릿속의 눈을 긍정적인 색깔로 갈아끼우고 보다 행복한 인생이 되며 상처도 치유받기를 바란다. 철학 상담 철학 치료가 세상에 떠돌고 있는데 아쉽게도 심리학을 배제한 채 내담자에게 맞는 철학을 교양으로써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철학을 쉽게 전달하는 것은 철학자의 중요한 임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발달된 현대의 심리학과 심리치료를 바탕으로 한 철학 치료가 진정한 인간치유라고 본다. 인간은 이성적 논리적 존재이기보다는 그보다 한층 더 감정과 충동과 욕구에 의해 깊게 동요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 어려운 길을 통해서 예술치료라는 스펙을 쌓았다. 나는 철학입문, 예술철학, 철학적 인간학, 문화철학, 여성철학 등을 강의해왔다. 이 모든 강의가 실생활에서 인간으로서의 눈의 변화와 인생의 행복을 의도하고 있다. 이번 학기 예술철학 강의에서는 예술치료를 곁들여서 예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접 체험하게 되며 학생들이 예술을 좋아하게 되어 예술과 함께하는 인생이 되게 하고 싶다. 이글의 공간도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세바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조정옥 초빙교수철학과
조정옥 초빙교수
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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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 2019-10-16 21: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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