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들게 조립해 버릴거야, 유전자변형기술
맘에 들게 조립해 버릴거야, 유전자변형기술
  • 이혜민 기자
  • 승인 2019.11.05 08:51
  • 호수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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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육종 방식으로 해결 불가능하던 작물 재배에서의 문제, GM기술로 해결 가능해
콩, 옥수수 등 우리의 식탁에 올라온 GM작물, 제대로 알고 섭취해야

“OO 치킨은 트랜스지방 걱정 없는 카놀라유를 사용합니다.” 유명 치킨업체가 내걸었던 광고다. 카놀라유는 2006년 미국 식품의약처가 심장병 예방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이는 ‘몸에 좋은 기름’이라는 인식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41%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카놀라유는 사실 유전자변형 유채꽃에서 짜낸 기름이다. 그뿐만 아니라 옥수수와 콩, 간장과 시리얼 등 수많은 유전자변형 식품이 이미 우리 식탁 위에 올라와 있다.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변형기술과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해 알아보자.

유전자의 발견과 조합에서 출발한 GM기술
유전자변형과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용어는 유전자를 변형한 생물체라는 뜻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다. 이렇게 생물체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기술을 GM기술이라고 부른다. GM기술은 생물체의 유전자 중 유용한 유전자를 분리해 개량을 원하는 생물 종에 인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개발자가 원하는 특성을 갖도록 DNA 일부를 변형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GM기술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GM기술은 기본적으로 다른 유기체의 DNA를 재조합하는 것이므로, DNA의 발견과 조합으로부터 시작된다.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 구조를 밝혔고, 1970년에 테민과 볼테미어가 DNA 조각을 떼고 붙이는 유전자변형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3년 뒤인 1973년, 보이어와 코헨이 자른 DNA 조각을 다른 DNA에 재결합해 유전자변형이 가능함을 입증했고, 이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전자변형 토마토와 감자 등이 탄생했다. 2011년에는 세계 생명공학 회사들이 벼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고, 다양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유전자변형이 동물, 미생물, 식물 등 여러 분야에 도입됐다.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는 GM기술
현재 GM기술이 이용되는 대표적 분야는 의약품과 미생물 분야다. 우선 의약품 분야에서의 대표적 사례는 인공 인슐린 생성이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 호르몬성 단백질인 인슐린을 주기적으로 투여해야 하는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공합성이 어려워 돼지나 소의 췌장에서 뽑아낸 인슐린을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인슐린은 비쌀 뿐 아니라 사람에게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한 생명공학 회사가 사람의 인슐린 유전자를 대장균 DNA에 삽입한 후 대장균이 인슐린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GM기술을 이용해 인공 인슐린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인간에게 부작용이 덜한 인슐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한, GM기술로 식품용, 산업용 효소의 생산 능력도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전통적으로 효소는 식물이나 동물 조직에서 추출되다가, 20세기 미생물학의 발달로 미생물로부터 추출되게 된다. 이후 특정 미생물의 유전체에 특정 기능을 가진 외부 유전자를 삽입하는 GM기술의 발달로 고기능 효소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폭발적 식량 수요 충족하는 GM작물
전통 육종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던 작물 재배에서의 문제도 GM기술로 해결됐다. 이전에는 인위적 교배를 통해 작물을 개량하는 육종 방법을 이용했으나, 유전적 특성이 다른 두 계통 간 교배를 통해 유전적 변이를 만들다 보니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작물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발생했다. 게다가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 이상기후와 돌발 병해충의 발생으로 인한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식량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양한 유전변이의 창출이 가능한 GM기술이 육종에도 적용됐다. 이렇게 GM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작물을 GM작물이라 한다.

GM작물은 GM기술을 상업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육종으로는 불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상업화는 1994년 미국의 칼젠 사에서 개발한 무르지 않은 토마토 ‘플래버 세이버(Flavor Savor)’였는데, 맛이 좋지 않아 큰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했다. 2년 뒤인 1996년, 미국의 몬산토 사가 제초제 내성 콩인 ‘라운드업레디(Round-Up-Ready)’를 개발하면서 GM작물의 상업적 생산이 본격화됐다. 이후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GM작물이나 해충에 저항하는 GM작물 등 품질 개선에도 발전을 이뤘고, 최근에는 비타민A를 함유한 황금쌀의 개발과 같은 기능성 식품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M작물을 만드는 두 가지 기법, 입자총법과 아그로박테리움법
GM작물의 생산에는 입자총을 이용한 방법과 흙 속의 아그로박테리아를 이용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입자총법은 식물세포의 유용한 유전자를 미세한 금속에 코팅해 고압가스의 힘으로 변형하고자 하는 작물에 발사하는 기술이다. 금속 입자와 함께 식물체 핵 내로 이동된 외래 유전자는 핵 속의 효소에 의해 작물 염색체에 삽입돼 안정적으로 발현되고 다음 세대에 유전된다. 입자총법의 가장 큰 장점은 분열이나 생식을 담당하는 작물 조직 자체에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유전자를 작물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흙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 아그로박테리움은 토양의 양분이 부족해지면 작물에 침투해 기생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때 이들은 자신이 보유한 *플라스미드의 일부를 잘라 작물의 유전체 내에 도입해 자신이 필요한 양분을 만들도록 한다. 이를 응용해 아그로박테리움의 플라스미드에 유용 유전자를 넣은 후, 재조합된 DNA를 작물 세포에 주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아그로박테리움법은 GM기술 중 가장 안정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앞서 언급된 인공 인슐린의 개발도 이 기술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GM작물
한국 바이오 안전성 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GM작물 재배면적은 총 1억 9170만 ha로, 성인용 축구장 약 1억 3400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작물별 GM기술로 생산된 비율은 목화가 80%로 1위이며, △콩 77% △옥수수 32% △유채 30% 순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총 1021만 톤의 GM작물을 수입했다. 이 중 옥수수가 901만 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콩이 105만 톤, 목화는 15만 톤 수입됐다. 이렇듯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GM작물의 양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GM작물의 소비가 늘면서 건강과 환경에 관한 우려도 늘고 있다. 한국 바이오 안전성 정보센터(센터장 장호민)의 「2018 대국민 GMO 인식조사」에 따르면 GM작물이 건강에 위협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49%를 차지했고, 그 반대는 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국 바이오 안전성 정보센터 이효석 연구원은 “GM작물에 대한 인지도 및 주관적 이해도는 상승 추세에 있지만 이에 비해 실제 지식수준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동 조사에서 밝혔다. 이 연구원은 “GM기술의 인지도 개선과 정확한 이해도를 돕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GM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정확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라스미드=세포 내 주 염색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면서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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