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년 전 여름, 서울에서 ‘빅히스토리 토크콘서트’란 조금은 생소한 강연이 있었다. 빅히스토리의 창시자이자 호주 매쿼리 대학교 사학과에서 재직 중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가 ‘세상 모든 것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을 한 것이다. 빅히스토리는 138억 년 전 빅뱅으로부터 시작된 과거와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있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다루는 아직은 생소한 학문이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 등의 학문을 넘나들며 역사 전체를 하나의 지식으로 연결하여 조망하는 일종의 거대사라 할 수 있다. 빅히스토리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의 융합학문으로서 과학적 지식에 근거하여 우주와 인류 전체의 역사를 살펴보는 근원에 관한 이야기로서 우리가 보고 생각하며 알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과정에서,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고, 별과 원소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그리고 생명과 인류의 출현에 대한 가슴 벅찬 순간들을 이야기 한다. 기존 인간중심의 역사에서 우주와 생명까지 역사의 대상을 확대하고, 빅뱅에서 현재, 더 나아가 미래까지 조망하여 시공의 규모를 확대하여 138억년의 역사를 종횡무진 여행한다.

크리스천 교수와 함께 빅히스토리 프로젝트 공동 창립자로서도 활동하는 빌 게이츠는 빅히스토리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우리는 항상 과학과 역사 과목을 한 번에 한 가지씩만 배웠다. 한 시간에는 물리학을, 다음 시간에는 문명의 탄생을 배우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빅히스토리는 이런 장벽을 부순다. 이제 나는 생물학이나 역사학 또는 어떤 과목에서든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빅히스토리라는 큰 틀 안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들었던 그 어떤 수업도, 세상을 생각하는 방식에 이보다 더 크게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학습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지식의 혁신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빅히스토리를 통하여 현대 지식의 놀라운 다양성과 복잡성 안에서도 통일성과 일관성을 찾을 수 있었고, 서로 다른 시간 스케일이라도 서로 통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로의 영속적인 시간 속에서 원자로 구성된 만물의 활동무대인 우주의 변화무쌍한 이야기가 재미있고, 생명의 시원에서 인류가 진화하고, 문명과 산업이 발달하는 거대사적 순간들을 파노라마처럼 엮어 놓은 빅히스토리는 어느 영화보다 흥미롭다.

또한, 빅히스토리는 우주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로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하고, 계속 무언가를 더 이야기 할 수 있게 한다. 빅히스토리를 통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할지를 배우고, 어떤 문제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들도 던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함으로서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평화롭고 건설적이고 지혜롭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쓰여 지고 있는 빅히스토리의 흥미진진한 내용들을 우리도 함께 채워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