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구지연 기자 (atteliers@skkuw.com)

반촌사람들 - '밴프' 김지수(38) 사장

학생들 얼굴 기억하려 노력해
“내 몸이 힘들어야 손님들이 편하죠”

사진 | 김나래 기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3시, ‘밴프’에서는 몇몇 학우들이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밴프는 인사캠 학우들이 주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쪽문의 유일한 양식집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직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지수(38)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바로 시작한 일이라 애정이 깊어요.” 김 씨는 13년 동안 인사캠 쪽문의 뚝배기 비빔밥과 밴프에서 일해왔다. 그는 가족들이 모두 요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일을 하기 전에도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일을 도와달라는 매형의 말을 듣고 왔어요.” 그는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해왔지만 사장이 된 지는 4년밖에 안 됐다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인사캠 학우들에게 ‘반프’로도 불리는 것을 알고 있냐고 묻자 그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처음에 반프라고 간판을 잘못 설치해서 학생들이 다들 반프라고 부르더라고요. 매형이 캐나다 밴프에 가서 사는 게 로망이어서 가게 이름을 밴프로 짓게 됐는데, 간판 때문에 헷갈려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3년 전에 간판을 바꾸게 됐어요.” 그는 현재 매형이 캐나다 밴프에서 살면서 밴프와 비슷한 양식집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씨는 성대생들과의 추억을 묻는 질문에 아르바이트했던 학생들과의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고도 덧붙였다. “아르바이트 학생들 대부분이 성대생들이에요. 학생들과 회식하면서 술 먹고 친해져서 우리 집에서 재우기도 했죠.” 또한 그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이야기해줘서 좋더라고요.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죠.” 그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생들이 계속해서 가게를 찾아와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씨는 손님으로 온 학생들과의 추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학생들이 식사하고 나서 맛있게 먹었다며 음료수를 사오기도 하고, 졸업한 학생이 찾아오기도 해요.” 그는 오래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 씨는 학교 앞에서 장사하며 수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맨 처음에는 학생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단가를 맞추는 게 힘들었어요. 이제는 그런 것들을 최대한 안 따지려 하고 있죠.”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내 몸이 힘들어야 손님들이 편하죠”라고 웃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그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손님들의 얼굴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모든 손님의 얼굴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고기를 바싹 익히는 걸 좋아하는지 아닌지, 밥을 많이 먹는지 아닌지 등을 기억했다가 맞춰서 해주려고 하죠.” “제가 열심히 하면 학생들이 알아주리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13년간 학우들의 곁을 지켜온 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