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나래 기자 (maywing2008@skkuw.com)

그날은 유독 이상한 날이었다. 성대신문에 지원서를 내던 날 말이다.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진 것도, 교수님께서 갑자기 휴강을 공지하셔서 학교에 가다가 집으로 돌아간 것도 모두 이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했던 건 선배 기자로 활동하던 친구 기자의 모습을 보고 나는 저렇게 바쁜 일은 하지 말아야지, 좀 더 쉬운 일을 찾아야지, 힘들게 대학에 왔으니 조금 쉬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내가 갑자기 웬 바람이 불었는지 성대신문에 지원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나마 쉬워 보이는 사진기자에 지원했고, 지원서를 작성하는데 단 20분이면 충분했다. 입사 후 첫 학기 수습 트레이닝을 받을 때 함께하던 동료 수습기자들이 도중에 포기하는 것을 보며 '나도 힘들면 못하겠다고 해야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신문사 일을 시작했다.

그런 내 마음을 보란 듯이 비웃듯, 사진기자는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남들이 3줄로 풀어 쓸 이야기를 사진 한 장에 담아내야 했으니까. 또, 사진기자가 필요한 취재라면 어디든 달려가야 했다. 4호선의 끝자락, 오이도에 사는 나에게는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하나'라고 생각한 지 어언 6개월이다. 진행 측이 협조해주지 않아 촬영이 너무 힘들었던 축제 때도, 그저 사진을 찍기 위해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에 당일치기 취재를 다녀왔을 때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밤을 지새울 때도 항상 '이번 발간만 끝내고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벌써  3학기를 지내고 이제 이번 학기 발간을 2번 남겨놓고 있다. 4계절 하고도 2번의 계절이 바뀔 동안 카메라와 사진에 문외한이던 내가 사진부 부서장의 역할을 했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새내기가 이제 대학 생활의 절반을 보낸다. 바로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을 돌아보니 꽤 많은 발걸음을 걸어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내 긴 인생 속에서 그저 작은 추억으로 기억될 줄 알았던 성대신문이 이제는 내 대학 생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게 됐다. 비록 순간의 선택으로 시작한 생활이지만, 훗날 내게 성대신문이란 좋은사람들과의 좋은 추억이자, 내 열정을 쏟아부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카메라를 맨다.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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