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웅식 (w00ngsik@skkuw.com)

인터뷰 - 디어스크

성균관을 재해석해 다양한 굿즈 만들고 있어
굿즈 통해 학교에 친근감과 애정을 가졌으면

 

사진 | 성대신문 webmaster@
사진 | 성대신문 webmaster@

 

성균관을 재해석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만들어낸 명륜당 에코백, 비천당 텀블러 등은 학우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단순히 굿즈를 넘어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디어스크의 김승원(영문 12), 권휘구(글경 14), 이성경(건축 14), 윤상진(경영 17), 전이훈(경영 19) 학우를 만났다.

디어스크는 어떤 단체인가.
디어스크는 우리 학교 학우들로 구성된 단체로 성균관을 리브랜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팀이다. 성균관을 소중히 여기는 방식은 늘 곁에 두고 보고 쓰며 삶의 일부에 녹이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전환에서 굿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우리 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활동은 제작한 굿즈를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신입생에게 굿즈를 무료로 나눠주는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한 행위가 기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학우들이 굿즈를 구매하면 자연스럽게 신입생에게 선물을 주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선배가 된 그들이 제품을 구입하면 다시 또 다른 신입생에게 선물을 주게 된다. 이런 순환을 통해 선후배 간의 연결을 만들고 긍정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왜 이런 활동을 진행하게 됐나.
처음에는 학교를 상징하는 요소가 통일돼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학교를 상징하는 요소가 통일되지 않았고, 학교를 상징하는 색깔도 명확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은 학교 구성원 간의 유대감이 낮은 것과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매년 발표되는 평판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학교의 위상과 달리, 우리 학교의 브랜드 가치 및 커뮤니티 가치는 10~20위권 정도다. 우리가 분석하기로는 이런 순위가 나오는 이유가 긍정적인 학내 문화의 부재라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

디어스크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
디어스크의 이름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아직은 조금은 먼 그곳을(There), 이곳(Here)으로, 여러분의 소리를 듣고(Hear) 전합니다(Dear), 성대생이 성대에게(Dear SKKU)’라는 문구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 학교와 학우 그리고 선후배 간의 심리적 거리는 ‘이곳’과 ‘저곳’처럼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학교를 가깝게 느낄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이를 위해 먼저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학교에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취지에서 편지를 작성할 때 맨 앞에 사용하는 단어인 ‘Dear'를 학교 앞에 붙여 ‘Dear SKKU’가 됐고 이를 축약해 ‘디어스크(Drsk)’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디어스크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
초기 디자이너인 이 학우가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다 보니 선을 활용한, 선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이후 제작된 굿즈 역시 이 영향을 받아 비교적 단순하고 미니멀리즘한 방향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굿즈가 잘 팔리는 타 대학의 경우 학교 로고나 이름을 크게 사용하지 않고도 학교의 느낌이 나는 방향으로 디자인이 되고 있고 이런 굿즈들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학교 상품인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성균관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굿즈를 만들고 있다.

제품 출시 간격이 길다는 피드백도 있다.
디자인 팀이 아니라 브랜딩 팀이다 보니 디자인만 공장에 넘기면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정을 직접하고 있다. 요즘 다양한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공동구매와 달리 좋은 품질의 굿즈를 합리적인 가격에 전달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굿즈에 의미를 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제품 제작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무엇을 담을 것이며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언제 뿌듯함을 느끼나.
많은 학우가 우리가 만든 굿즈를 들고 다닌다. 우리 굿즈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이해해주는 것 같아 울컥할 때가 있다. 특히 신입생들이 들고 다닐 때 큰 뿌듯함을 느낀다. 첫 나눔이었던 2018학년도 입학식을 위한 굿즈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완성된 굿즈를 옮길 차가 없어 부모님 차를 몰래 썼다. 그리고 옮긴 굿즈를 둘 공간이 없어 허락 하에 어느 동아리 방에 굿즈를 가져다 놓고 대기하다가, 입학식이 시작하자마자 굿즈를 동아리 방에서 꺼내 나눠줘야 했다. 당시에 우여곡절이 많아서 그런지 신입생들이 우리가 나눠준 명륜당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힘든 점은 무엇인가.
돈과 공간이 부족해 많이 힘들다. 나눔을 주요 활동으로 하다 보니 수익이 적어 항상 돈이 부족하다. 수익을 많이 남겨야 굿즈를 많이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공모전에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학교 산하 단체가 아니다 보니 학교 내에 공간이 없는 것도 아쉽다. 학교와 서울시가 청년 스타트업 사업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킹고스페이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공간이 멀어서 사용하기 힘든 점이 있다. 거리가 있다 보니 물류 창고로 활용하기도 힘들고,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학우들이 학교를 가깝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인 만큼 최종 목표는 생활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학우도 학교를 잘 모르고, 학교도 학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서 이 둘을 연결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구성원에게 전달되는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서 사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이라는 목표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디어스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 시작은 굿즈를 통해 학우들이 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학교를 편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어스크 제공
ⓒ디어스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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