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해"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해"
  • 조수빈 기자
  • 승인 2019.11.25 19:50
  • 호수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명예교수

남아선호사상의 뿌리 된 호주제 폐지에 힘써
여성 취업 문제 해결 필요해

 

우리나라에서 법여성학 연구에 앞장선 사람이 있다. 한국외대 법과대학 학장과 제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원장 문재완) 이은영 명예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법여성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1970년대 대학생 시절 법학을 공부하다가 당시의 가족법에 호주제와 같은 남녀 차별적인 제도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남성 중심적인 법학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독일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에서 여성운동 연구클럽에 들어가게 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여성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법여성학자로서 우리나라에서 어떤 활동을 진행했나.
귀국 후 한국에서 여성운동 연구클럽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여성 문제에 공감하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여성운동을 하고 여성학 연구를 했다. 당시에는 특히 약자 보호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나 여성 농민의 권리 향상에 힘썼다. 199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법여성학 강의』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한편 호주제는 사회에 이미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여성운동만으로는 없애기 어려웠다. 그래서 2004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직접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다음해에 호주제가 폐지됐다.

호주제에 녹아 있는 성차별 요소를 자세히 설명해달라.
호주제는 남성인 호주와 다른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종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로 규정지었다. 여성은 혼인으로 남편의 호적에, 자녀는 아버지 호적에 입적했다.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남편이 없는 여성은 자녀나 친족이 호주인 호적에 입적했다. 이렇게 여성은 다른 사람의 호적에 입적함으로써 호적부에 기재될 수 있었다. 이는 여성을 부차적인 존재로 바라보도록 하고 여성의 혼인·이혼·재혼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했다. 이러한 호주제는 대를 이을 자식이 아들뿐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남아선호사상의 뿌리가 됐다. 또한 동성동본 사이의 결혼을 금지하는 동성동본불혼의 원칙 역시 호주제와 함께 2005년 폐지됐다. 이는 부계혈통만을 고려하고 어머니의 본과 성은 고려하지 않는 성차별적 요소가 들어간 제도이기 때문이다.
 

최근 법여성학에서 많은 논의가 되는 논제는 무엇이 있나.
여성의 취업 문제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다. 요즘은 과거보다 여성의 학력이 높아진 상태다. 그런데 아직도 민간 기업에서는 여성들이 취직 시험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지원자를 뽑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최근에 서울메트로가 여성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일괄 조정해 모두 탈락시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으며, 지난해 일본의 의과대학에서도 여성 수험자의 합격 최저선을 남성보다 높게 설정한 사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다른 논제는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다. 특히 대학가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는 여성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없게 만든다. 남녀가 사회에서 동등하게 활동하려면 여성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이에 따라 법여성학은 양성평등한 성교육과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법여성학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활동을 통해 현재는 양성평등에 어긋나는 제도나 법 조항이 많이 변화했다. 지금은 제도적으로 양성이 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실생활과 인식 속에서의 양성평등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명예교수ⓒ이은영 교수 제공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명예교수ⓒ이은영 교수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박기황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기황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