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4차 산업혁명 키워드 ‘컨텍스트’
가능성
·필요성 있다면 직접 나서야

지난 21일 퇴계인문관(31310호)에서 ‘문화콘텐츠와 역사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이 개최됐다. 이번 강연은 사학과 BK21플러스사업단(단장 임경석)에서 주최했고 총 3회에 걸쳐 진행됐다. 21일에는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김기덕 교수가 ‘4차 산업혁명과 역사콘텐츠 기획’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고려시대사 전공자면서 1세대 역사콘텐츠 연구자다.

그는 산업혁명의 구분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세계 경제포럼에서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처음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과학기술로 인해 인류의 삶이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된 사회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3차 산업혁명 기술의 단순한 확장으로만 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시대별 키워드를 통해 설명했다.

3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미디어’와 ‘콘텐츠’다. 이 시기에는 △동영상 △모바일 △인터넷 △PC △TV 등 다양한 미디어가 출현했다. 이에 따라 미디어에 담기는 내용의 중요성이 제기되며 자연스럽게 ‘콘텐츠(contents)’의 개념이 생겨났다. 그는 “예전에는 문화가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모두가 문화를 즐기는 대중민주주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문화 콘텐츠가 구현되는 과정은 △전제작단계 △제작단계 △후제작단계로 나눌 수 있다. 김 교수는 기획단계인 전제작단계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이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제작단계는 기획단계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창의 발상), 무엇을 소재로 이야기할 것인가(창작소재), 어떻게 말할 것인가(스토리텔링)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다. 그는 창작소재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예시로 외국의 전통소재와 이야기를 사들이는 디즈니의 사례를 들었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컨텍스트(context)’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3차 산업혁명 기술의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사용자의 환경과 기호를 파악해 얻은 데이터를 응용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남기는 데이터를 얻는다. 수집된 빅데이터는 사용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탕이 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컨텍스트에 대한 지나친 몰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님의 입맛만 파악했다고 저절로 그 손님이 만족할 만한 김치찌개가 나오지 않는다. 결국 김치찌개를 잘 만드는 자가 손님을 만족시킨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문학과 콘텐츠의 결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역사학을 콘텐츠로 삼은 ‘베네치아 타임머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베네치아 타임머신 프로젝트는 베네치아 국가기록물 보관소에 있는 논문, 지도 등 수백만 건의 문헌을 전부 스캔하는 프로젝트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문헌을 스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헌에서 얻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당시 사회연결망이나 도시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인문학자들의 과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가능성과 필요성이 있다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콘텐츠 구축과 동시에 도전정신도 중요함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김기덕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김기덕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