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다
고유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다
  • 한연수 기자
  • 승인 2019.12.02 16:30
  • 호수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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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수경 메이크업 아티스트

전문적인 메이크업 알려주고파
끈기 있게 차근차근 배워야 해

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드라마 속 배우의 메이크업은 종종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유행을 선도한다. 이들의 메이크업을 위해 드라마 촬영 시작 전부터 대본을 분석해 캐릭터의 콘셉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최수경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통해 딸기우유색 립스틱을 유행시켰다. 배우뿐만 아니라 아나운서 메이크업에도 영향을 미친 그는 현재 국내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청담동마녀’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청담동 순수샵에서 그를 만나 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는 메이크업이 아니라 헤어에 관심이 있었어요. 부모님이 미용실을 운영하셔서 집에 가발이 씌워진 헤어 마네킹이 있었어요. 그 마네킹이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가발 자르는 연습을 하면서 놀게 됐죠.
이를 계기로 ‘미용을 잘해보고 싶다’란 마음이 생겨 전문대에 진학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전문대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어요. 미용을 하면 손이 상한다는 사실을 아셨기 때문이었죠. 부모님께서는 4년제 대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셨고 등록금도 주셨는데 제가 납부를 안 했어요. 그리고 다행히 지원한 전문대에서 장학생으로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서도 허락하시게 됐죠.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도 메이크업보단 헤어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헤어는 어렸을 때부터 접했던 것이라 잘했기 때문이죠. 교수님들도 집안 환경을 알고 있어 제가 미용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잔소리를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메이크업 교수님께서는 계속 칭찬만 하시니까 제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게 됐어요. 그래서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전공도 헤어에서 메이크업으로 바꾸게 됐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준비하면서 그만두고 싶던 적은 없었는가.
새벽 출근이랑 밤샘 근무가 많아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정말 많았어요. 심지어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구미 출신이라 일을 그만두면 바로 짐 싸서 구미로 내려가야 했어요. 아무것도 못 이룬 상태에서 고향으로 내려가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적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명칭은 달아보자’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했어요.
 

대중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수경을 알리게 된 것은 언제인가.
지금은 없어진 관행인데 옛날 샵 원장님들은 연예인 화보에 담당 아티스트의 이름은 못 쓰게 하고 샵 이름만 쓰게 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이름을 알릴 수 없는 구조였죠. 그게 싫어서 8년 동안 일하던 샵을 나와 지금의 순수를 차리게 됐어요. 순수는 ‘다 같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자’는 뜻에서 차린 샵이기 때문에 그런 관행을 없앴어요. 그러면서 제 이름도 자연스럽게 잡지에 실리게 됐고 조금씩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저를 알리는 가장 중요한 계기였어요.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유행할 때라 드라마에서도 색감 있는 메이크업을 잘 안 했어요. 그런데 전 좀 다르게 딸기우유색 립스틱을 사용했어요. 방송으로 봤을 때 립이 너무 튀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대중에게는 색감 있는 메이크업이 신선하게 보였나 봐요. 그 이후로 딸기우유색 립스틱이 유행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 자체도 이슈가 됐어요.
 

주로 배우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이유는.
1세대 아이돌들이 활동할 때는 아이돌 메이크업을 담당했어요. 배우는 한 사람인데 반해 아이돌은 한 그룹에 여러 명이 있으니까 똑같이 주어진 준비 시간에 모두 메이크업을 해주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주로 배우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1인 미디어와 방송의 경계가 무너지고 지인들이 계속 유튜브를 권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다른 뷰티 유튜버들보다 전문적인 메이크업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연예인에게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알려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죠.

‘청담동마녀’라는 이름은 현재 영상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 김승우 씨가 지어주셨어요. 저는 단순하게 ‘수경tv’나 ‘순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악녀의 이미지가 각광 받는다고 나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콘텐츠는 어떻게 기획하는가.
주로 시즌이랑 계절에 맞춰서 콘텐츠를 기획해요. 벚꽃 시즌이 되면 벚꽃 메이크업을 하고 대학교 졸업 촬영 시즌인 3월에는 졸업 메이크업을 하고 여름에는 물놀이 메이크업을 해요. 지금은 입시 시즌이라 예대 입시 메이크업을 알려주는 영상을 기획하고 있어요. 유행하는 컬러의 변화가 있을 때도 이에 맞춰서 영상을 기획해요. 한창 핑크, 오렌지와 같은 쨍한 컬러가 유행하다가 요즘 갑자기 MLBB와 같은 자연스러운 컬러가 유행하니까 이와 어울리는 콘셉트의 메이크업 영상을 기획해요. 매년 계절이 돌아오지만 트렌드가 바뀌고 신상품이 계속 나오다 보니 같은 콘셉트의 메이크업이더라도 사용하는 제품이 다르고 메이크업 방법도 달라져요.

혼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한계가 있어요. 메이크업을 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제 메이크업밖에 못 보여드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순수에 있는 다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유튜브에 출연시키도 해요. 저도 그 분들의 메이크업을 보면 ‘오! 저런 메이크업이 있구나’ 할 정도로 다들 특색이 있어요. 비슷한 콘셉트일지라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마다 메이크업 방법이 달라서 보는 저도 재밌어요.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는 제품은 협찬인가 아니면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인가.
지금까지 찍은 영상 중에서 두 번만 협찬이었고 나머지는 다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들을 썼어요. 물론 협찬받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영상 앞부분에 선물 받은 것이라고 얘기해요. 사실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들도 브랜드에서 한번 써보라고 선물로 보내준 것들이에요. 특히 명품 브랜드에서 제품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명품 협찬이 정말 많아요. 제품이 쌓여있을 정도로 많이, 자주 보내줘서 굳이 제품을 살 필요가 없어요. 제품 홍보의 경우에는 브랜드 측에서 부탁한 경우에만 홍보를 하는데 홍보는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해요.
 

구독자의 댓글을 보고 힘을 얻은 적이 있는가.
몇 개월 전에 봤던 구독자의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배우 김옥빈 씨랑 헤어 담당 순철 원장님이 나왔던 영상에 달린 댓글이었어요. 그 영상에서 순철 원장님이 ‘요즘 청담동마녀가 잘 나간다’는 발언을 했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그걸 보시고 악의적으로 ‘자기들끼리 잘 나간대’라는 댓글을 다셨어요.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는데 왜 굳이 봐서 그런 댓글을 다냐고 제 편을 들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들어가 보니 나쁜 댓글이 사라져 있었어요.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제 편을 들어줄 때 정말 감사했어요.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
요즘엔 청소년들이 일찍 메이크업을 시작하는데 이들에게 제대로 된 메이크업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메이크업을 처음 해보는 청소년들은 메이크업 방법이 미숙해 잘못된 메이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청소년들은 아이돌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은데 저희 채널에서는 아이돌 담당 아티스트가 직접 나와서 실제 사용하는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알려주니까 많이 참고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성분이 좋지 않은 제품을 사용해서 피부를 망치기보다는 처음부터 성분이 좋은 제품을 사용했으면 해요. 저는 메이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아무도 안 가르쳐줘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유튜브가 있으니까 구독자들이 유튜브로 즐겁게 메이크업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특히 끈기가 중요한 직업이에요. 막연하게 대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만 가지고 입사하면 빨리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교수들은 실무자가 아니고 대학교 수업은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스템 위주이기 때문에 대학교에서는 도구를 잡는 법과 같이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배워요. 그래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샵에 입사하면 바닥 쓸고 커피 타는 일을 하며 처음부터 다시 배우게 돼요. 따라서 끈기를 가지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해야 돼요. 또한 새벽 출근, 밤샘 근무가 많기 때문에 부지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담당 연예인이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면 그 연예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살아야 하고 계속 서 있어야 해서 몸이 힘든 직업이기도 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몸이 힘든 직업이지만 동시에 지루할 틈이 없는 직업이에요. 맨날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고 다른 조합으로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메이크업이 항상 같을 수가 없어요. 날씨에 따라 피부 상태가 달라지고 컨디션에 따라 얼굴 붓기도 달라져서 똑같은 사람인데도 얼굴이 달라지죠. 또한 담당 연예인이 드라마를 찍을 때, 화보를 찍을 때, 광고를 찍을 때 모두 다른 콘셉트로 메이크업을 해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직업이라서 항상 아이디어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어요. 매번 콘셉트를 고민해야 하고 다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메이크업을 어떻게 하는지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열심히 보기도 해요. 그래서 힘들긴 하지만 재밌는 직업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내조의 여왕' 당시 유행했던 딸기우유핑크 립스틱.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드라마 '내조의 여왕' 당시 유행했던 딸기우유핑크 립스틱.
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순수샵 내부.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순수샵 내부.
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청담동마녀 촬영 스튜디오.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청담동마녀 촬영 스튜디오.
사진 | 임서현 기자 soysauce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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