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자유롭게 AR 게임 즐길 수 있게 돕는 AR 기기
스마트 콘택트렌즈,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해

2017년 모바일 게임 ‘포켓몬GO’가 국내에 상륙해 큰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폰 내에 구현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이하 AR)과 위치기반 기술이 결합된 ‘포켓몬 GO’는 스마트폰 속 AR 세상을 통해 현실에서 포켓몬을 잡으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사용자가 AR을 직접 체험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AR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AR 게임을 더 생생히 체험할 방법은 없을까. AR 게임을 돕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 대해 알아보자.

AR 게임과 AR 기기
올해 초 방송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현실과 AR을 넘나드는 신선한 이야기로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현빈이 AR 게임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눈에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이다. 렌즈를 통해 AR 게임에 로그인되면 현실에서처럼 칼을 휘두르며 적과 싸울 수 있고, 칼에 맞으면 게임 속 수명이 깎이기도 한다. 물론 게임이기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 또한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수행하는 임무인 퀘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처럼 AR 게임은 사용자가 실제 세계의 현실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상 세계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사용자가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도 있다. 이때 AR 게임을 도와주는 AR 기기의 모양과 크기는 게임을 즐기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AR 게임을 돕는 웨어러블 기기
드라마에서 현빈이 착용한 스마트 콘택트렌즈같이 사람이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장치가 바로 웨어러블 기기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등장한 애플의 ‘애플워치’나 삼성의 ‘갤럭시 기어’가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VR/AR 게임기술 동향에서는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게임 안에서 효과적으로 구동 및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시스템 간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며 “웨어러블 기기는 게임 사용자의 체험 활동에 자유로움을 줄 수 있다”고 웨어러블 기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대표적인 AR 게임용 웨어러블 기기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로, 사용자 머리에 장착해 눈앞에 영상을 제시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많은 IT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는 상단의 적외선 카메라로 사용자의 손과 움직임까지 인식한다. AR에서 사용자의 입력을 받거나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기인 컨트롤러 없이도, 홀로렌즈를 착용하면 공중에 표시된 가상의 도구 상자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김영욱 엔지니어에 따르면 “고정된 환경에서만 사용자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기기의 한계를 넘어 AR 기기에서 바로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홀로렌즈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미국 AR 스타트업 매직리프에서는 ‘매직리프 원’을 개발했다. 홀로렌즈와 유사하게 기기 전면부의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가구나 벽이 있는 곳에 디지털 이미지가 반응해 공간을 구성한다. 스크린의 제약 없이 실제 세계와 AR이 혼합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홀로렌즈보다 경량화돼 AR 게임을 시행하기 편리해졌다는 차별성도 갖는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아직은 개발 중
앞으로 드라마에 나온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개발된다면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편리하고 넓은 공간에서 AR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증강현실을 위한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그 제조 및 동작 방법’이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눈 깜빡임만으로 렌즈를 제어해 주변 모습을 입력할 수 있고, 내장 안테나를 통해 스마트폰과 같은 외부 기기로부터 영상과 이미지를 받아 렌즈 속 디스플레이로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콘택트렌즈다. 당시 삼성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이미지 품질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렌즈를 개발하게 됐다”며 “다른 AR 기기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소니도 스마트 콘택트렌즈 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엔지니어에 따르면 이 렌즈는 △공간인식 문제 △발열 문제 △전력 전달의 문제라는 한계를 가진다. 현재의 IT 기술로는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아직 AR 게임에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현빈처럼
현재의 IT 기술로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현빈처럼 콘택트렌즈 하나만 착용하고 AR 게임을 즐길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플랫폼 및 UI 기술 개발 동향」에 따르면 “게임 산업은 AR 콘텐츠가 적용되기 용이한 산업 분야”라며 “2023년에는 AR 기기의 매출이 이번해에 비해 4배 이상인 364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측된다”고 AR 기기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원장 정양호)의 가상증강현실 산업의 발전방향과 시사점에서는 “AR 산업이 발전되고 차세대 플랫폼으로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기를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현재보다 더 가벼워져야 한다”며 AR 기기의 발전 방향을 시사했다. 이렇게 AR 기기가 발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현빈처럼 A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컨트롤러를 쥐고 있는 모습.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컨트롤러를 쥐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