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오채은 (ohche@naver.com)

나는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는데, 앞이 막힌 것처럼 보이지 않는 느낌에 무력감에 빠졌었다. 사실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해서 쉽게 돌아가 버리진 않을지 무섭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조금이라도 몇 발자국 떨어져서 그때를 돌아보는 느낌이 든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 속에서 알고 있는 대로만 생각하니까 정말 세상이 좁아지더라. 그런 조그만 독방 같은 곳에서 사실은 너무너무 나오고 싶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없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해보면서 아직 너무 많은 걸 겪어보지 못했다는 걸 느꼈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서 무기력한 거였다는 생각도 들었다.

방중 활동으로 기사 준비를 하는데 역시 어렵다. 하지만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해서 올해 초 다짐한 것처럼 내가 나에게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꼭 나중에 신문사 생활을 돌아봤을 때 마음이 가벼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