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유림 (yu00th@naver.com)

이전 기수의 수습일기를 읽으며 지원을 고민했던 게 벌써 6개월 전이다. 3번 고민 끝에 지원했고, 수습기자 트레이닝을 하며 바쁘게 2학기를 보냈다. 원래 이 시기는 방중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 19’ 때문에 일정이 변경됐다. 좋은데 슬프다. 고등학교 때 수면 패턴을 따라야 한다는 점과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점이 처음엔 부담됐다. 그러나 곧 ‘통학러’의 숙명임을 받아들이며 익숙해졌는데 정기 출근이 없어지다니. 공지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였다.

익숙한 물음이다. 무계획의 허탈함이 신문사에 지원한 가장 큰 계기였기 때문이다. 1학기 지원 시기에는 아직 수업 강의실도 잘 찾아가지 못하는 서툰 내 모습을 생각하며 지원하지 않았다. 여름방학 추가 수습 지원 시기에는 모집 마지막 날 공고를 우연히 봤다. 고민하며 신문사 사이트에 들락날락하다가 결국 안 했다. 이후 여름방학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의도치 않게 여행 계획들이 모두 취소된 후, 철저히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살았는데 뭐랄까, 수습 지원서에 썼던 표현을 빌리자면, ‘무료함으로 잠식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뭐든 일단 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란 질문에 ‘뭐라도 해야지.’란 답을 내렸다. 학교 다닐 때보다 알차게 살았다. 이제 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돈 많은 백수’와 ‘돈 (많이) 버는 직장인/직업인’ 중 나는 후자가 편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2학기 수습기자 모집 공고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 지원서를 쓰며 사소한 걱정들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하고 썼다. 결과적으로 제출했고, 이제 준정기자다. 아직 나는 내가 생각하는 ‘기자’의 모습이 아니다. 내 이름이 적힌 기사가 나가지 않았고, 한 건의 기획문건만 썼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여름방학 때의 나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란 질문에 대한 답은 바뀌었다. 방학 안에 부지런히 문건을 작성하고 인터뷰도 해야 한다. 무료함에서 탈피하기 위한 일들도 나쁘진 않았지만 분명한 직함과 할 일이 생기니까 마음이 더 편하다. 일단 하자는 생각에 지원했고 그 선택에 만족한다. 아직 생초짜지만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은 항상 기억하고 있다. 이를 잊지 않고 즐겁게 일하며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