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주성 (pjs970726@naver.com)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
경기회복 시기 아직 가늠할 수 없어 계속 지켜봐야 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팬데믹(pandemic)’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2일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소비자들도 주머니를 꽁꽁 닫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알아보자.

흔들리는 세계경제, 우리의 경제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27일 사이에 *코스피지수는 13.6% 급락했고,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률이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1457.64P까지 떨어졌다. 반면,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90원대까지 상승한 후 하락해 1220.09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값은 오른다는 것이 투자 시장의 일반적인 반응 패턴이지만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다음날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1.68% 내렸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경제학과 김성현 교수는 “현재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평소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금, 미국 국채 등의 자산 또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며 자본가들이 오로지 달러만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투자 심리와 더불어 소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 대비 18.5점 하락한 것이고, 2008년 7월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이다. 소상공인연합회 빅데이터 센터(센터장 정원석)에 따르면 줄어든 소비로 지난 2월 9일부터 29일까지 소상공인 매출은 전국적으로 80%가 줄었다.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6일 인천공항의 일일 이용객 수가 4581명을 기록하며 개항이래 처음으로 50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국가 간의 이동 급감으로 많은 항공사들이 휴업이나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은 정부의 지원에도 위기 극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한국은행은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낮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p 낮추자 한국은행은 한국의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연 0.75%로 조정했다. 한편 금리가 0%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하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부는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 2일 한국은행은 약 5조의 *RP 매입을 입찰했다. 이와 더불어 외환보유고의 감소를 막기 위해 미국과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해 600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화스와프란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이와 함께 침체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자체도 나섰다. 지난달 24일 경기도는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고, 지난 9일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고 있다. 경기도 외에도 많은 시· 도가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이어 중앙정부도 지난달 30일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4인 가구 이상 기준 최대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과 소득에 따라 수령할 수 있는 총 지원 금액은 천차만별이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전에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국적인 지원을 논의한 경우는 없었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찬성하지만 지원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대학가와 경제
코로나19가 대학가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거나 유튜브를 통해 채용 설명회를 하는 등 이른바 ‘언택트(Untact)’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채용을 늦추거나 아직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실시간 취업 정보 사이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 관계자에 따르면 “채용시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 공채가 재개될지 모른다”며 채용 일정을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최근 블라인드 채용 기조로 자기소개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이 시기를 활용해 무엇보다 자기소개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대학생들이 저점 매수를 노려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빅데이터센터(센터장 박재구)에 따르면 지난달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은 지난 1월 대비 3.5배 늘었으며 특히 20대가 그중 32%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주식 투자는 자유지만 주가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전 세계적인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야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신이나 확실한 치료제 개발 시기가 중요하다”며 최소 올해 7월~8월이 돼야 경기 회복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스피지수=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산출해 장세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수.

*소비자심리지수=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

*양적완화=중앙은행이 다양한 자산을 인수해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

*RP=환매조건부채권,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