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빈 기자 (csubingood@skkuw.com)

파도가 멈추지 않는 것은
너희들의 웃음을 세상으로 실어 보내기 위함
바다가 싱거워질 수 없는 것은
너희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기 때문
- 김성규, 수평선 中

 

2014년 4월 16일,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필자는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듣다가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어 배에 탄 승객이 전원구조 됐다는 속보에 안도하며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 속보가 정정되고 사상자 수는 계속 증가했다. 뉴스에서는 연일 세월호 소식만 전해졌다. 평소와 다르지 않을리라 생각했던 그 날은 생각보다 필자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다.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일반인 승객들까지. 수많은 죽음에 온 국민은 목놓아 울었으며, 추모했으며, 분노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7시간이 지나서야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후에도 정부와 언론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 및 축소했다. 사건의 책임자들은 그들의 죄에 맞는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눈물과 분노는 광화문의 촛불로 이어져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만으로는 이들의 슬픔을 온전히 위로하지 못했다. 그 이면에 밝혀지지 않은 더 큰 진실들이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4월 11일, 참사 1091일 만에 세월호는 육지 위로 올라왔으나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바닷속에 잠들어 있다.

배가 침몰하고 있을 때 선원들은 왜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서 구조하지 않았는가. 알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며 배가 침몰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이 적힌 문서는 왜 봉인이 됐는가. 왜 이전 정부는 세월호 진상규명 작업을 그토록 막았는가.

아직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은 많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언제까지 세월호 얘기를 할 거냐’, ‘지겹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유족들은 가족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모른 채 슬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제3자가 유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여전히 사건이 발생한 2014년에 머물러 있는 그들에게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가슴에 묻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세월호 사건 이전에 우리나라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건 등 여러 비극적인 사건을 이미 겪었다. 그러나 비극은 또다시 되풀이됐고, 그 대처는 이전보다도 신속하지 못했으며 철저하지 못했다. 우리가 또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으려면 세월호 사건의 분명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세월호 사건의 공소시효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1년이 지나면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의 책임자 중에서 아직도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이 슬픈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기억해야 한다.

조수빈 편집장 csubingood@skkuw.com
조수빈 편집장 csubingood@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