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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연세대 경제대학원 강대형 겸임교수   

독점기업 막아야 사회 전체 편익 극대화 가능
시장점유율 계산하려면 경제학의 분석 기법 필요해

법경제학이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는 경제법이다. 경제법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과 경제학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법무법인 케이씨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연세대 경제대학원(원장 이두원) 강대형 겸임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독점규제법은 왜 필요한가.
현실의 시장은 대부분 과점시장이나 독점시장의 형태로 존재한다. 과점시장은 소수의 기업만이 서로 경쟁하면서 한 상품을 생산·공급하는 시장 형태를 말하며, 독점시장은 기업이 하나의 공급자이자 가격설정자로 행동하고 진입장벽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이윤 확보가 가능한 시장을 말한다. 독점시장에서는 완전경쟁시장에 비해 가격이 오르고 생산량도 줄어들어 자원의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이를 제지하는 독점규제법은 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가격은 낮추고 산출량은 늘어나게 하며 사회 전체의 편익을 극대화한다는 의의가 있다.


독점규제법에서 경제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오늘날 경제학은 독점을 규제해 시장을 더 경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구조가 독점적일수록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의 이익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학은 기업의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경제학은 독점규제법의 개별 사건에 경제 분석을 더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지닌 기업의 행위가 경제에 어떠한 해를 끼치는지, 기업의 행위가 경쟁을 제한했는지의 여부를 밝혀낸다. 


독점규제법에서 규제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란.
독점규제법은 대표적으로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규제한다. 규제를 받는 행위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먼저 거래상대방이나 소비자의 몫을 착취해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착취적 남용’이 있다. 최근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체제를 개편해 실질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꾀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상대 거래처에 상품을 제공할 것을 거절하거나 경쟁상대를 배제하는 행위가 있다. 실제로 ‘인텔’은 PC제조사들에게 CPU를 판매하면서 경쟁사인 AMD사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비중을 줄이는 조건으로 거래해 경쟁사를 배제했다. 결국 경쟁사인 AMD는 큰 거래처에 CPU를 팔지 못하게 됐고 소비자들 역시 AMD의 CPU를 사용한 PC를 구매하지 못하는 등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피해를 보았다. 마지막으로는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가 있다. 이는 잠재적 경쟁자의 원재료 구매를 방해하거나 생산에 필수적인 설비의 접속, 제공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독점 사례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자사 포털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제공하는 업체들에 영상 전 광고를 금지한 사례가 있다. 동영상 업체들의 주 수입원이 영상 전 광고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그 업체들에 많은 불이익을 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독점력 있는 PC 운영체제에 자사의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를 결합 판매함으로써 다른 동영상 업체와 메신저 업체를 배제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동영상 업체와 메신저 업체는 PC 이용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동영상 프로그램을 선택할 기회를 잃게 됐다. 기업이 이러한 남용행위를 할 수 있는 힘은 독점력에서 나온다. 이때 독점력은 바로 독점 기업의 시장점유율의 크기로 알 수 있다.
 

독점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시장점유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범위를 정해야 하는데 이때 *SSNIP Test가 활용된다. 이는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시장의 범위를 찾는 방법이다. 먼저 임의의 어떤 시장을 상정하고 그 시장에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가상의 독점기업이 있다고 가정한다. 그 독점기업이 ‘SSNIP’를 했다고 가정할 때,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 시장은 비교적 좁게 획정됐다고 본다. 소비자가 선택한 다른 시장까지 포함해서 동일한 실험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소비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 단계가 나온다. 그 시장이 바로 우리가 찾는 시장의 범위다.


*SSNIP=Small but Significant and Non-transitory Increase in Price. 작지만 의미 있고 일시적이 아닌 가격인상을 의미한다.

ⓒ강대형 교수 제공
ⓒ강대형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