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도현ㆍ김지우 (webmaster@skkuw.com)

“작년 같았으면 3월에 신입생 환영회, 개강파티 하느라 엄청 바빴을 텐데... 올해는 손님이 아무도 없어.”
늘 인산인해를 이루던 인사캠 ‘싸코스’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 학교가 이번 학기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 학교 주변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상권은 적막에 휩싸였다. 이에 본지는 현재 우리 학교 주변 상권 침체 실태를 전하고자 인사캠과 자과캠 근처에 위치한 가게 20곳을 취재했다.

상인들, 20~90% 매출 감소 체감
“다양한 지원제도 있지만 도움 안 돼 

일러스트 |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skkuw.com
일러스트 |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skkuw.com


텅텅 빈 거리 매출에 직격탄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 학교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자과캠 상권의 유동인구가 5178명이었던 반면, 지난 2월은 3445명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인사캠 상권에서도 지속적인 감소세가 나타났다. 유동인구는 상권 활성화 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 학교 상권의 피해는 치명적이다. 박은빈(글리 17) 학우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우리 학교 주변 유동인구가 한눈에 봐도 줄었다”며 “나 역시도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지만 굳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상인들이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더욱 크다. 취재에 응한 인사캠 및 자과캠 주변 가게 모두가 코로나19의 여파를 실감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교해 많게는 90%에서 적게는 20%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단체 예약이 모두 취소되면서 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자과캠 ‘청년술상’은 폐점하기도 했다.

각종 비용 부담 어깨에 짊어진 상인들
△난방비 △수도세 △인건비 △임대료 △전기요금 등 고정 가게 유지비 또한 상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인사캠의 한 익명 카페는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을 단축해 인건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하기 쉽지 않다.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면 수수료와 포장배달비 때문에 음식값을 2000원 이상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인사캠 ‘쇼타돈부리’ 신광철 사장은 “배달이라도 해야 월세를 낼 텐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과캠 ‘명동돈까스’ 최영수 사장은 “지금과 같이 적은 매출로는 배달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인사캠 ‘물결식당’ 박종필 사장 역시 “매출이 늘긴 했지만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커 순이익이 적다”고 말했다.

개인적·제도적 지원, 실효성 있나
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상인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일어났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건물 임대료를 낮추거나 아예 받지 않는 캠페인이다. 이와 관련해 인사캠 익명의 카페와 ‘아시안테이블’도 임대료 인하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캠페인에 동참하는 임대업자의 세금을 50% 감면해주며 착한 임대인 운동을 적극 장려했다.

하지만 문제는 실효성이다. 지난달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가 실시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정책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착한 임대인 운동이 실질적 효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3%가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취재에 응한 자과캠 가게 모두 임대료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고 대부분의 인사캠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인사캠 ‘캔디와 앨리스’ 황은미 사장은 “주위에 혜택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게가 많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에서도 피해 상인들을 위해 대출 관련 지원책을 내놨다. 지난 1일 전국 62곳의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역센터와 전국의 기업은행, 전국 14개의 시중 은행에서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신청이 시작됐다.

하지만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출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곤란한 상황이다. 신 사장은 “대출 신청을 해도 대출금이 나오질 않아 은행에 연락했지만, 신청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출금을 받으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자영업자가 이번달에 내야 하는 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3개월 연장했다. 그러나 이는 상인들에게 마냥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최 사장은 “어차피 3개월 뒤에 납부해야하니 별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학교 경제학과 조준모 교수는 “소상공인의 세금을 유예할 뿐만 아니라 삭감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현미경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연일 매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어 상인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은 학생들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사장은 “겨울 방학을 지나 지금은 ‘코로나 방학’ 중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식당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며 끝까지 버틸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