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오채은 (ohche@naver.com)

인터뷰 - '빅워크' 장태원 대표

걸음 수에 따라 기부액 정해져
놀면서 기부하는 오프라인 러닝 페스티벌

 

최근 SNS에는 ‘손글씨를 올리면 게시물 한 건당 100원이 기부됩니다’와 같은 글귀가 종종 보인다. 손글씨를 쓰거나 게시물을 공유하는 행동을 통해 사람들은 직접 돈을 내지 않고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 중 ‘걸음’으로 기부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걸음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빅워크의 장태원 대표를 만났다.

빅워크에 대해 소개해달라.
빅워크는 자신의 ‘걸음’을 통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 비정부기구, 개인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 등이 빅워크 플랫폼에 기부 캠페인을 등록한다. 각 캠페인에는 해당 등록처 이름이 명시되며 캠페인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등록 단체는 기부된 걸음 수에 따라 기부금을 정해 수혜자에게 전달한다. 사람들이 △기부 단체의 불투명성 △금전적·시간적 여유 부족 △기부 방법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통계자료를 본 적이 있다. 빅워크는 기부자에게 이 세 가지를 해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빅워크의 걸음기부는 어떻게 이뤄지나.
먼저 스마트폰의 진동 센서를 이용해 기부자의 걸음 수를 측정한다. 빅워크 플랫폼에 등록된 캠페인은 △노인 △동물 △아이 △장애인 △지구촌 △환경으로 항목이 나뉘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캠페인을 등록하는 단체는 목표 걸음과 모금 기한을 설정해 누적된 걸음 수만큼 금액을 정해 기부한다. 목표했던 걸음 수보다 많은 걸음이 기부되거나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면 해당 캠페인을 등록한 단체에서 기부금을 증액하기도 한다. 빅워크 애플리케이션에는 항목별로 캐릭터가 있는데, 아직 세 개 분야의 캐릭터만 개발돼있다. 나머지 분야의 캐릭터 개발이 완료되면 현재 있는 6가지 캠페인 항목 외에 다른 항목들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기부를 위한 행동으로 걸음을 택한 이유가 있나.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걸음은 보편적인 일상 속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행동이 기부와 연결되면 기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진입장벽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걸음 외에 맨몸 운동, 윗몸 일으키기 등 다른 행동으로 기부를 유도할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스마트폰의 센서로 그런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나 다음해에는 *스마트 밴드와 연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빅워크의 오프라인 러닝 페스티벌은 무엇인가.
빅워크는 1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걷기 대회를 개최하는데, 참가비를 받아 금액의 일부를 후원한다. 최근 20~30대는 기부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기부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오프라인 러닝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지난해 기준 각각 약 2천 명이 참여했다. 오프라인 러닝 페스티벌은 ‘무엇을 위해 뛰는가’에 대한 답, 행사의 취지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개최한 ‘무궁화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올리며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했다. 무궁화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한다. 따라서 ‘하나의 꽃이 되어’라는 부제를 두고 청년들이 다 같이 모여 무궁화꽃이 되는 과정을 주제로 설정했다. 올해는 지난 3월에 예정된 페스티벌이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취소됐고 오는 10월에 예정된 페스티벌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부금 사용 투명성을 위해 기부자와 어떻게 소통하나.
기부금은 빅워크를 거치지 않고 캠페인 등록 단체에서 수혜자로 바로 전달된다. 빅워크는 캠페인 등록 단체에 수혜자가 기부금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 자료를 요청한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걸음 기부자’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를 확인해 기부금이 목적에 맞게 전달됐는지 알 수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더 많은 주체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하고 싶다. 사회 공헌을 하는 비정부기구는 빅워크를 통해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후원을 끌어낼 수 있고, 기업은 잠재적 소비자인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컬러 패턴’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 빅워크는 걸음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부자의 건강 정보와 기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두 정보를 색깔로 표현해서 개인에게 특화된 ‘퍼스널 컬러’를 만들려고 한다. 더 나아가 스포츠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협업해서 제품에 퍼스널 컬러를 입히는 것도 생각 중이다.

*스마트밴드=손목에 착용해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

'빅워크' 장태원 대표
'빅워크' 장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