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재우 기자 (shin2roo@skkuw.com)

성대신문에게

안녕, 성대신문아. 우리 만난 지 얼마 안 됐지? 이제 겨우 2달밖에 안 됐으니 당신은 내가 낯설 거야. 세상의 질서가 바뀌어서 이 편지가 너에게 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를 만나고 보낸 지난 2달 가까운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느낀 점을 담아보려 이렇게 편지 보내.

나는 항상 늦는 사람이야. 생각의 과정도 길고 결정도 늦고. 내가 글을 쓰고 싶다는 사실도 군대에 들어가 22살을 맞이하고서야 깨달았어. 그런 내가 느린 걸음으로 이번에 향한 게 네가 있는 곳이었고 지금도 천천히 너랑 발을 맞추고 있어.

너에게 가는 첫걸음부터 나에게는 용기였어. 너를 만나기 위해서 글을 쓰고 면접을 보는 동안 나는 너무 긴장이 돼서 손바닥에 원을 그렸어. 원을 너무 많이 그려서 그대로 주름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 나는 네 옆에 있고 너를 알아가고 있네.

너를 만난다는 건, 곧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의미였어. 낯선 이들과 마주하는 건 나에게 두 번째 용기였어. 근데 그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자극했고 너를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했어. 너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깊이와 다양함에 내 용기는 보답받았어.

너도 알겠지만 나는 자주 고통스러워하고 그 고통에 좌절해. 가끔은 숨을 쉬기가 힘들어 집을 나서지 않고 눈을 감는 게 무서워서 밤을 새우기도 했어. 그런 내가 좌우명을 쓴 게 뭔지 알아? 오늘을 살아갈 용기와 내일을 마주할 의지야. 용기를 내가 낸다면 의지는 네가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하며 좌우명을 적고 우리 부서장에게 줬어. 그래, 나에게 너는 의지를 주는 존재야. 나는 너를 만나려고 전날 눈을 감고 숨쉬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너와의 약속으로 집에서 나서.

내가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을까? 교육 첫날부터 가지고 있던 이 고민은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를 만나고 깨달았고 너를 만난 모두가 각자 다른 무게로 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어.

고마울 일보다 미안한 일과 미워할 일이 많을 것 같지만 네게 건네는 첫 편지인 만큼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용기를 낸 나에게 고맙고 의지를 주는 너에게 고마워. 환란의 이 시기, 우리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