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장현 기자 (zzang01@skkuw.com)

우리는 종종 시작을 원망하곤 한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그렇다. 나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고구마 맛탕을 만들려다 태워 버렸다. 딱딱한 고구마를 씹으니 신나서 요리를 시작하던 한 시간 전의 나에 대한 후회가 들었다. 오래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설렘에 가득 찼던 시작을 원망했다. “에이, 시작하지 말 걸”은 마법의 말이다. 시작 자체가 없었다면 이후의 어려움도 없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 실패와 어려움은 분명 무섭지만, 살아가며 얻는 여러 기쁨은 용기내어 시작을 했기에 주어지는 상이다. 시작하는 사람은 무엇이 들었는지 모를 보따리를 풀어헤치는 사람이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나올 수 있지만 지레 겁먹고 단념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매일 아침 뜨는 해는 우리 인간들이 그 모든 것을 다 느껴 보기를 바라 그렇게 새벽마다 새로이 솟아오르는 게 아니겠는가.

용기내어 시작한 성대신문이 좋은 것이 가득 든 보따리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