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여준 기자 (yjyj0120@skkuw.com)

나의 세상에는 100퍼센트가 없다. 뉴스를 봐서 알게 되는 현실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하나이다. 부동산 시장의 원리를 모르고, 비리의 내막을 모르고, 불합리하다 여겨지는 판결의 과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나는 비리가 비리인줄 모르고, 잘못된 판결이 잘못된 줄 모르는 사람이다.

서로 상이한 전문가라는 이들의 말을 분별해 들을 줄도 모른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뉴스는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 기만을 파악할 줄 모른다. 모르는 게 너무 많은 나머지, 기자가 꿈이라는 사람이 한동안 뉴스를 끊었다. 자신에 대해서조차 확신하는 게 없는 사람이 세상을 판단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했다. 말로만 존재하던 이상도 어느덧 폐기했다. 흔들리기만 하는 게 싫어서 땅바닥에 잔뜩 웅크려 움직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상에는 그러나 대단한 사람이 많다. 평생 운동도 안 하고 하나에만 몰두한 끝에 거대한 계층 질서를 영상화하는 사람이 있고, 박테리아 하나를 평생에 걸쳐 연구하여 무엇 하나라도 확실히 알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흔들림을 기꺼이 감수하며 목표로 수렴해가는 사람을 보니 확실함을 하나 더 얻었다. 적어도 가만히 있는 게 답은 아니다. 흔들리면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가보지 않으면 가운데도 알 수 없다.

뉴스를 안 보던 나는 이제 뉴스를 만든다. 온갖 뉴스를 만들고 온갖 뉴스를 봐야 원하는 뉴스를 향해, 닿지는 않아도 수렴한다. 갈대처럼 흔들리며 뻣뻣해지지 않고, 줏대는 없을지언정 틀린 곳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조금씩 목표를 깨닫고 거기에 다가가고 싶다. 주위에 가득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