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독이 될까? 약이 될까?
임대차 3법, 독이 될까? 약이 될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9.01 13:33
  • 호수 1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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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보호 위해 임대차 3법 도입돼

주거 안정성 위한 첫걸음, 주거 품질은 보완 필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제7차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이 모두 가결됐다. 임대차 3법은 부동산 3법과 함께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해 살펴보고 임대차 3법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 보완할 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임대차 3법에 대해 알아보자
임대차 3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 개정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뜻한다. 주임법은 임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세입자를 보호해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됐다.

임대차 3법의 주요 내용은 크게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임대차신고제로 나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전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한 번 더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전월세상한제는 계약 갱신 시 차임이나 보증금을 5% 이상 증액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임대차신고제는 주택 보증금과 임대료 현황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임대차 계약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임대차신고제는 다음해 6월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민간 중심의 전월세 시장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고 계약 기간도 짧아 임차가구의 주거 안정성이 취약했다. 이에 정부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권리관계를 균형적으로 만들고 임차가구의 주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임대차 3법의 도입을 추진했다. 임대차 3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대항할 권리가 처음으로 주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임대차 3법, 과연 좋은 점만 있을까?
한편 일각에서는 임대차 3법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임대차 3법은 부동산 정책 및 각종 세율 인상과 맞물려 전월세 시장에서 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임대차 3법 시행 이후로 전세가 반전세와 월세로 전환되는 등 전세 매물의 수가 줄어들고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지난 26일 발표한 KB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대비 0.52% 상승을 보였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임대인은 전월세상한제의 시행으로 계약 갱신 시 임대료를 올릴 수 없다”며 “임대인으로서는 세율 인상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전월세를 올릴 수 있는 시기가 지금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신규 계약에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청년층·신혼부부 등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임차인의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임대료 인상 제한에 따른 갈등과 같은 분쟁의 소지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권 교수는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은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다시 살펴본 임대차 3법
전월세 가격이 인상되고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이 임대차 3법과 큰 연관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수도권의 전셋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 한국도시연구소(소장 최은영) 홍정훈 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에 의해 임대료 인상 주기가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셋값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전세의 월세화 우려에 대해 세종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임재만 교수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반환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임대인이 우려하는 것만큼 임대차 3법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임대료 인상 제한 등으로 인한 손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임 교수는 “신규 계약 임대료가 매우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주변 시세에 따라 임대료를 올리지 못할 수 있어 임대인에게 다소 손해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나 4년의 계약이 종료되면 시장 임대료 수준으로 신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을 남긴 처리 과정
임대차 3법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법안심사 절차의 상당 부분을 거치지 않고 야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하거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가결됐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논의가 길어지거나 시행 전 유예 기간을 두면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신속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권 교수는 “여야 합의나 토론 과정 없이 추진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정부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후속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지난 19일 급격한 월세 전환을 막기 위해 현행 4%인 전월세전환율이 2.5%로 하향 조정됐다. 전월세전환율이 낮아지면 임차인의 월세 부담은 적어지고 임대인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이점이 사라져 전세의 월세화를 방지할 수 있다.

임대차 3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주택임대차와 관련한 다양한 법률분쟁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분쟁이 조정되기는 어렵다. 더불어 임대차 3법의 시행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 조정의 수요가 높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활성화 및 권한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임대차 3법의 보완책으로 ‘공적 전세’ 모델 도입도 거론된다. ‘공적 전세’란 주택건설비만큼을 전세금으로 내고 공공이 소유한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월세로 납부하는 준전세 모형을 뜻한다. 

이번 임대차 3법 시행에 대해 임 교수는 “거주 기간을 안정화하고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는 첫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거 안정성을 넘어 주거 품질과 관련한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홍 연구원은 “월세 가구 비율이 높은 청년 주거를 위한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청년 세입자가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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