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눈물 흘리는 아이들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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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솜 기자
  • 승인 2020.09.07 15:54
  • 호수 16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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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일러스트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매년 증가하는 아동학대··· 코로나19로 인해 사각지대 커져

아동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 필요해 

지난 6월에 9살 아이를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지지고 목줄을 채우는 등 잔혹한 행위를 일삼은 사람이 아이의 부모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아동학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까.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성인이 만 18세 미만인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그들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아동학대의 유형은 크게 △방임 △성적 학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로 나뉘며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것보다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히 행해지는 정서적 학대는 단순한 언어적 폭력 외에도 아동의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 또는 아동을 형제나 친구와 비교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벼랑 끝에 몰린 학대아동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건수는 2016년 1만8700건에서 시작해 2017년 2만 2367건, 2018년 2만 4604건, 그리고 지난해 3만 45건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피해아동 발견율’은 낮은 편에 속한다. 피해아동 발견율이란 아동 인구 1000명당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아동의 수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피해아동 발견율은 2.98%로 평균 9.10%에 달하는 해외 발견율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사회복지학과 김기현 교수는 “우리나라의 아동보호서비스는 신고가 꼭 필요한 시스템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의 훈육을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족 중심적 성향이 강해 신고의식이 대체로 낮다”며 신고되지 않는 학대사례가 많음을 시사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아동학대는 더욱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아동학대 경찰 신고 건수는 4823건으로 작년 대비 8.4% 감소했다. *아동학대 의무신고자인 교직원과 의료인의 신고건수도 마찬가지로 줄어들었다. 특히 교직원의 경우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작년 대비 73.3%나 감소했을 정도로 두드러지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아동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아동학대 의무신고자가 학대받는 아이들을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돌봄을 가정이 전담하게 돼 가정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정 내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동학대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동학대 대응,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아동학대범죄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 적용된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아동학대중상해죄’의 가해자에게는 3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되며 학대로 인해 피해아동이 사망에 이르면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돼 가해자에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다. 

아동학대처벌법에 규정된 형량이 낮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선고되는 형량은 규정된 형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 사망사례 피의자 16명 중 10명이 집행유예를 포함한 5년 이하의 형을 받았다. 이는 판사가 실제 형량을 결정할 때 참작요소를 고려해 *양형기준에 따라 피고인의 형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동학대치사의 양형기준은 기본 4~7년, 아동학대중상해는 기본 2년 6개월~5년으로 아동학대범죄의 양형기준은 법정형보다 낮은 범죄 군에 속한다. 이에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단순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형사 처분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은 아동학대 사례의 수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담이나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으로, 아동학대 사건의 △사례관리 △신고접수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사례관리는 피해아동과 학대행위자에 대한 교육·심리치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대행위자는 양육태도 또는 양육기술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지만 아보전은 민간 위탁기관이기 때문에 학대행위자가 교육을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행정적 권한이 없다.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노혜련 교수는 “사례관리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가정 내의 재학대를 막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보호 방식, 이대로도 괜찮은가
점점 증가하는 학대 피해아동을 보호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전국의 아보전은 68개소뿐이다. 따라서 하나의 아보전이 여러 시·군·구를 관할하다 보니 지방에 거주하는 피해아동은 관할 지역의 아보전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 아보전뿐만 아니라 피해아동을 보호하는 쉼터도 전국에 72개소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1개소에 들어갈 수 있는 아동은 5~7명이므로 쉼터에서 수용할 수 있는 아동은 전국에서 고작 500여 명에 불과한 셈이다.

학대신고 후 피해아동의 거취는 아동복지법 2조에서 규정하는 ‘원가정 보호원칙’에 의해 결정된다. 원가정 보호원칙은 피해아동이 원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학대를 받고 원가정과 분리된 아동을 최대한 신속하게 가정으로 복귀시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가정으로 복귀하기 전 선행돼야 할 부모의 재학대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노 교수는 “우리나라의 원가정 보호원칙은 원가정에 대한 지원과 사후관리 없이 복귀의 신속성만을 중시하고 있다”며 “학대행위자인 부모의 ‘반성했다’는 말만 듣고 아동을 복귀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이제는 변화할 때
현재 정부는 아동학대 문제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정부는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발표해 부모의 체벌을 정당화할 수 있는 민법상 징계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동학대가 명확히 의심될 경우 피해아동을 부모로부터 즉시 임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즉각분리제도’의 도입을 논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원가정 보호 원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섬세한 지원과 사례관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노 교수는 “재학대 방지를 위해 학대행위자에 대한 철저한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가족의 기능 회복을 위한 가족중심의 사례관리가 의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례관리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아보전의 확충 또한 이뤄져야 한다. 김 교수는 “아동학대 신고 수가 늘어나고 있기에 조사업무만으로도 바쁜 것이 현실”이라며 “아보전의 인프라가 확충돼 보다 촘촘한 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들어가는 새싹들을 위해 이제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때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아동학대 상황을 ‘의심 및 발견’하는 즉시 신고해야 하는 직업군.

양형기준=대법원이 범죄 유형별로 지켜야 할 형량 범위를 정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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