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민정 기자 (0614smj@skkuw.com)
일러스트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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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는 경도와 브릴리안시가 가장 뛰어난 보석
4C를 기준으로 가치가 결정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석은 무엇일까? 이는 의심할 것도 없이 다이아몬드일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세계인의 마음에 확고부동한 1위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보석을 묻는 설문에 응답자의 64%가 다이아몬드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2004년 44%, 2014년 61%에 이어 나날이 상승한 수치다. 과연 다이아몬드의 어떤 매력이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영원의 보석, 다이아몬드에 대해 알아보자.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다이아몬드는 탄소라는 단 한 종의 원소로 이뤄진 원소 광물로, 높은 경도와 열전도율 등 여러 우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이는 보석과 보석의 가공·감정 등을 연구하는 보석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이아몬드는 특유의 성질로 보석으로서 특별함을 인정받았으며 보석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로 다뤄진다. 따라서 보석학에서는 다른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를 별개의 항목으로 분류해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인류 역사에 다이아몬드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4세기 무렵 인도에서다. 다이아몬드는 인도의 부유층에게 소비되다가 이후 무역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다이아몬드가 전 세계 보석 시장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은 1859년에 설립된 영국의 드비어스(De Beers) 광산 회사의 공이 크다. 드비어스 사가 100여 년 동안 다이아몬드 생산과 판매를 독점한 결과 다이아몬드는 최고 보석의 지위에 올랐다. 이때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영원히(A diamond is forever)’라는 광고 문구는 아직도 여러 곳에서 인용되고 있다.

가장 단단하고 가장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의 성질은 크게 물리적 성질과 빛과 관련된 광학적 성질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의 물리적 성질은 결정 구조와 관련이 있다. 결정 구조란 광물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형성되는 일정한 구조다. 결정 구조는 물질이 생성된 뒤 온도가 내려가 식을 때 분자들이 질서 있게 배열되면서 생긴다. 같은 원소로 이뤄져 있더라도 결정 구조가 다르면 전혀 다른 물질이 된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이 그 예시다. 결정 구조는 결정축의 각도와 길이에 따라 형태를 구분하는데, 다이아몬드는 세 개의 같은 길이의 결정축이 직각으로 만나는 등축정계에 속한다. 반면 흑연은 같은 탄소로 이뤄져 있더라도 육방정계에 속한다.

다이아몬드가 영원의 상징이 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의 경도다. 경도는 광물의 긁힘에 대한 저항을 나타낸다. 이는 결정 구조 배열의 빽빽한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 다이아몬드는 광물의 경도를 비교하는 기준으로 잘 알려진 모스 경도에서 가장 높은 경도 10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것이 다이아몬드가 아예 깨지지 않는단 뜻은 아니다. 광물이 깨지는 것에 대한 저항을 인성이라고 한다. 긁히지 않는 단단한 광물이라도 결정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배열된 방향이 존재한다. 광물은 그 방향으로 잘 쪼개지는데, 이것이 인성을 결정한다. 다이아몬드의 인성은 자신이 가진 경도에 비해 약하지만 다른 광물에 비해서는 우수하다. 잘 긁히지도, 쪼개지지도 않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가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다고 믿게 했다.

보석의 광학적 성질에는 광택, 투명도와 색상, 그리고 브릴리안시(brilliancy) 등이 있다. 이 중 다이아몬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성질은 브릴리안시다. 브릴리안시는 우리 눈에 보이는 백색광의 양을 뜻한다. 브릴리안시가 높으면 우리 눈에는 더 반짝거려 보인다. 브릴리안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굴절률이다. 굴절률이 높을수록 받은 빛을 더 많이 반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자연적으로 투명한 보석 중에서 가장 큰 2.42의 굴절률을 가지고 있다. 

최상의 아름다움을 위해
다이아몬드 원석은 전문 연마사에 의해 연마된다. 다이아몬드 연마는 원석의 아름다움을 유지 혹은 확대하면서도 최대한 덜 깎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먼저 원석의 어느 부분을 깎을지 유성 잉크로 직접 위치를 표시한다. 원석을 나눌 때는 다이아몬드 가루가 부착된 회전 톱이나 레이저 광선을 사용해 분자 배열이 느슨한 방향으로 다이아몬드를 쪼갠다. 그 후 절단된 다이아몬드를 서로 마찰시켜 전체적인 외형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연마 판에서 각을 조정하며 연마해 구체적인 외형을 완성한다. 이 최종 단계에서 어떤 외형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현대의 다이아몬드는 주로 58개의 면으로 이뤄진 브릴리언트 컷으로 만들어진다. 브릴리언트 컷은 1919년 수학자 마르셀 톨코우스키에 의해 고안된 커트다. 한양대 신소재공정공학과 보석학전공 손수학 교수는 “브릴리언트 컷은 최초로 수학적 계산을 통해 다이아몬드 굴절률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오늘날 더 훌륭한 커트 형태가 계속 고안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커트가 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가치 있는 다이아몬드는 무엇일까
다이아몬드의 가치 평가는 4C, 즉 △Carat weight(*캐럿 중량) △Clarity(선명도) △Color(색상) △Cut(연마)에 의해 이뤄진다. 다이아몬드의 캐럿 중량은 보통 무거울수록 값지며, 선명도는 선명할수록 값지다. 이때 선명도는 내부의 흠과 외부의 흠의 유무로 판별한다. 외부의 흠은 다이아몬드를 다시 연마함으로써 쉽게 제거할 수 있어서 외부의 흠보다는 내부의 흠이 다이아몬드의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다이아몬드의 색상은 투명할수록 가치가 높다.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때 결정 구조 내에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결함이 생기면 다이아몬드에 다른 빛이 섞인다. 주로 나타나는 것이 노란색이다. 그러나 오히려 매력적인 색을 띠는 것으로 인정받은 유색 다이아몬드는 팬시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며 일반 무색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닌다. 실제로 2015년에는 12.8캐럿의 청색 다이아몬드가 소더비 경매에서 캐럿당 최고 가격인 약 560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다이아몬드는 앞으로도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이 크게 확대돼 앞으로 천연과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이 어떻게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아몬드가 속한 등추정계 결정의 모습.
다이아몬드가 속한 등추정계 결정의 모습.
흑연이 속한 육방정계 결정의 모습
흑연이 속한 육방정계 결정의 모습
다이아몬드 색상 등급표.
다이아몬드 색상 등급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