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장현 기자 (zzang01@skkuw.com)

인터뷰-보령축제관광재단 김용학 팀장

'집콕머드체험', '머드축제 필터' 등 온라인·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구성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큰 수확··· 앞으로도 온라인 프로그램 적극 활용할 계획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월 17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보령머드축제’는 온라인·비대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보령축제관광재단 김용학 팀장을 만나 온라인으로 열린 ‘보령머드축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획 과정은 어땠는지 들어봤다. 

‘보령머드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처음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축제 자체를 취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보령머드축제’의 명맥이 끊길 우려가 있어 축제 개최 여부를 오랜 시간 고민하다 온라인으로 진행해보자고 결정했다. 보통 개최 전년도에 날짜가 정해지는데 올해는 축제를 한 달 앞두고 날짜가 결정될 정도로 개최 자체에 대한 고민이 컸다.

‘보령머드축제’는 직접 머드를 끼얹으며 즐겨야 하므로 체험적 성격이 강한 축제다. 다른 관람형 축제의 경우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보여주며 대체할 수 있겠지만 ‘보령머드축제’와 같은 체험형 축제는 비대면의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비대면으로도 참가자들에게 생동감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집콕머드체험’ 프로그램이다.

‘집콕머드체험’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구매자들이 집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실제 축제에서 사용하는 물품과 머드가 담긴 키트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구매자가 축제에 참여한다는 생생한 느낌이 들도록 ‘집콕머드 라이브’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집콕머드 라이브’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500명의 체험 키트 구매자와 화상으로 소통하며 키트를 발라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참가자의 화면을 모두 공유하며 연예인 초청 공연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처음엔 ‘집콕머드 라이브’ 생방송 입장 인원에 맞춰 키트를 500개 제작했는데, 일주일 만에 완판돼 준비한 2차 판매도 며칠 만에 모두 판매될 만큼 참여가 활발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공모전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우선, 카메라 앱 ‘스노우’와 협업해 머드축제 필터를 제작했다. 축제 기간 동안 머드를 테마로 한 필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해당 필터를 사용해 찍은 사진 공모전을 열어 시상했다. 앞서 말한 ‘집콕머드체험’으로도 공모전을 열었다. 키트를 즐겁게 체험하는 모습이 가장 잘 담긴 사진을 보낸 참가자를 선정해 상품을 배송했다. 또 ‘리멤버 머드페스티벌’도 있었다. 과거의 ‘보령머드축제’를 기억해보자는 취지로, 이전 축제 참여자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받아 시상한 프로그램이다. 실질적으로 올해는 축제가 축소된 것이기에, 이전의 축제가 어땠는지 추억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면서 주 참가자층의 변화가 있었는지.
‘보령머드축제’는 직접 머드를 뿌리고 신나게 부대끼며 즐기는 축제라 주로 20~30대층이 참가해왔다. 올해는 온라인 축제로 전환되며 이러한 흥을 즐길 수 없어 젊은 층 참가자는 줄었지만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참가자가 크게 늘었다. 머드체험 키트가 아이들이 집에서 즐기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부모님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온라인 프로그램을 축제에 활용할 의향이 있는지.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훗날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온라인 프로그램은 계속 활용할 것이다. 이번 축제에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막상 진행을 해보니 온라인 프로그램이 향후 축제 기획에 있어 활용 범위가 넓고 참여 접근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 축제의 경우 이번에 활용했던 온라인 체험과 현장 체험을 병용하는 일명 ‘하이브리드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축제가 어떻게 나야가야 할지.
한국 축제에 대한 조언은 주제넘은 것 같다(웃음). 다만 우리 ‘보령머드축제’의 경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맞아서 축제의 존속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우리는 과감히 변화에 도전했고,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는 올해보다 더 완성도 있는 축제를 위해 온라인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할지 선구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집콕머드 라이브' 행사장 사진ⓒ김용학 팀장 제공
'집콕머드 라이브' 행사장 사진ⓒ김용학 팀장 제공
ⓒ김용학 팀장 제공
ⓒ김용학 팀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