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잠시 광고 '따져보고'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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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하늘 기자
  • 승인 2020.09.07 17:27
  • 호수 16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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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신화’가 있다
광고 분석의 중요한 틀, 기호학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라는 요구 이상을 전달한다.

혁신적인 메시지를 주는 기업광고. 우리가 따라 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공익광고.

이러한 광고들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이념을 생산해내고 있다. 기호학의 대가 롤랑 바르트는 이러한 과정을 ‘신화’라 표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화는 우리 사회를 은밀하게 지배한다. 과연 우리가 무심코 봤던 광고 속의 신화는 무엇일까.

광고에는 전하는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의 목적은 설득이다. 광고의 이러한 특성은 기호학과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남윤재 교수는 “광고는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설득을 목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며 “세상의 모든 것이 기호로 이뤄져 있고 기호작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달성된다는 기호학에서 광고는 매우 유용한 연구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호학에서 기호는 기표와 기의로 이뤄진다. 광고를 기호학적인 개념으로 볼 때, 광고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기의’이고 이것을 담아 보여주는 방식이 ‘기표’이다. 예를 들어 ‘시원한 콜라’라는 기의가 ‘컵에 맺힌 물방울’이라는 기표로 표현된다. 이렇게 바로 파악되는 기표와 기의의 의미작용을 외시라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는 여기서 나아가, 외시에 새로운 기의가 도출될 때 신화가 만들어진다고 봤다.

바르트가 말하는 기호학에서의 신화는 전통 신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는 그의 저서 신화론에서 신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사람들이 자연스럽다고 인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는 이동통신사 KTF에서 제작한 광고 문구로, 기호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는 기의에 해당한다. 광고 속에서는 노신사가 최신 휴대폰을 가지고 대학에 다닌다. 이러한 모습은 기표다. 뒤이어 해당 광고는 외시에 “KTF적인 생각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새로운 기의를 부여해 광고 문구가 나타내는 기의가 KTF의 장점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에 따라 KTF를 이용하면 우리나라를 바꾸는 새로운 가치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진다. 광고의 수용자는 광고에 표상된 상품·기업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설득당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광고 속 신화는 사람들에게 가장 밀접한 주거공간인 아파트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아파트는 가계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재화이기 때문에 자아실현의 대상, 부유함 등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규정하는 사회적 기호가 됐다.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의 영상광고에서는 △웅장한 음악 △유명한 광고모델 △자아를 실현한다는 광고카피 등의 기호가 사용된다. 이는 ‘개인의 자아를 실현하는’ 이상적 인물이 힐스테이트에 산다는 아파트 신화를 탄생시키고 아파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굳혔다.

공익광고 또한 신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이수범 교수는 “공익광고는 국민의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일으키려는 목적을 가졌기 때문에 국가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공익광고 <다시 뜁시다> 편은 경제 위기에 대한 원인 규명을 하거나 정부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국민들이 힘을 합해 나라를 구제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찾아온 신용대란 시기의 공익광고 <늪>에서는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거론하고 개인의 올바른 소비 태도를 일깨운다. 하지만 이면의 정부의 정책 실패의 영향과 자본주의 체제 내의 불합리성은 광고 표면에서 사라진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국가적 차원의 신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의 범람과 함께 광고의 수요가 늘고, 소비자를 더 집중하게 만들도록 광고 전략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남 교수는 “최근의 광고는 기존의 담론질서를 위반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기호 전략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이 또한 소비자의 주목을 이끌고 새로운 담론을 만들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바르트는 사회 속 은밀하게 웅크린 신화에서 벗어나는 ‘탈(脫)신화’의 작업을 제시했다. 그는 신화가 무너지지 않으면 그 신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정당한 것으로 역사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광고 속 기호의 자연적 의미와 사회적으로 부과된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다. 탈신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고와 경험의 폭을 가능한 넓히는 것이다. 경희대 불어불문학과 김기국 교수는 “문자 시대에는 문자를 해독하는 것으로 드러날 신화적 요소가, 영상 시대인 오늘에는 다양한 코드로 우리 곁에 밀착돼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이미지 리터러시는 필수적인 교육과정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지 리터러시=시각적인 언어가 갖는 상징체계와 구조를 분석해내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접근 능력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공익광고 포스터 다시 뛰자, 코리아편.ⓒ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제공
공익광고 포스터 <다시 뛰자, 코리아>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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