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지우 기자 (wldn9705@skkuw.com)

수원시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폐지됐지만, "대안 실효성 없다"

모니터링과 긴급신고 또한 이용 못 해 위급 상황 우려 

지난해 수원시 여성 안심귀가서비스가 폐지된 가운데, 대안으로 제시된 ‘탄력순찰제’와 ‘CCTV 설치 확대’가 실효성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니터링과 긴급신고 기능 또한 사라져 자과캠 학우들 사이에서 ‘안전한 귀갓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폐지···대안으로 탄력순찰제와 CCTV 설치 확대?
현재 수원시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는 폐지된 상태다. 앞서 수원시는 2015년부터 로드매니저들이 오후 10~오전 1시에 귀가하는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하지만 투입 예산 대비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해당 서비스는 폐지됐다. 실제로 지난해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4건에 그쳤다. 또한 ‘쓰는 사람만 쓰는’ 실태도 폐지 이유 중 하나였다. 수원시 여성안전과 관계자는 “서비스를 한번 이용했던 시민이 다시 찾는 경우는 많았지만, 예산 대비 한정적 이용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수원시는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폐지 대안으로 탄력순찰제와 CCTV 설치 확대를 제시했다. 탄력순찰제는 시민이 순찰을 희망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면, 순찰하는 경찰이 이를 참고하는 치안 서비스다. 수원시 여성안전과 관계자는 “안심귀가서비스를 찾는 시민에게 문의가 오면 탄력순찰제를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율전파출소와 연계해 탄력순찰제를 시행중이고, CCTV 설치 대수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대안이 실효성 없다는 학우들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탄력순찰제가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를 대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는 로드매니저들이 직접 ‘동행’하지만, 탄력순찰제는 경찰이 시민들의 의견을 참고해 순찰 장소에 ‘반영’하기만 한다는 지적에서다. 

한편, 본지 취재 결과 율전동 CCTV 설치 대수는 지난해 대비 1대 증가했다. CCTV 설치 확대라는 대안 실행이 미진한 대목이다. 조연수(신소재 17) 학우는 “학우들이 고작 CCTV 1대 증가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리없다”며 “애초에 CCTV 확대가 동행 서비스의 대안이 될 수 없는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자과캠 학우, 위급 상황에서도 모니터링과 긴급신고 기능 사용 못 한다
더구나 ‘수원시 안심 귀가 어플’ 또한 폐지돼 자과캠 학우들은 모니터링과 긴급신고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니터링은 어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학우의 위치를 GPS로 확인해주는 서비스다. 단순 녹화를 담당하는 CCTV와는 다르다. 하지만 2018년에 수원시 안심 귀가 어플이 폐지되면서 학우들은 모니터링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여성안전과 직원은 “다운로드 실적이 저조해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광명시는 수원시와 같이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를 중단했지만 대안으로 ‘안전 귀가 서비스 어플’을 운영 중이다. 이는 늦은 밤 귀가 중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플을 실행하면 CCTV 통합관제센터와 경찰서가 연계해 현장 출동하는 서비스다. 모니터링과 긴급신고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안전 귀가 서비스 어플을 통해 위급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놓은 셈이다. 

여성안심귀갓길로 율전동 지정했다더니···‘여기가 귀갓길 맞아요?’
현재 율전동 일부 구간이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됐지만 학우들이 실감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천록아파트와 주사랑교회 일대가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돼 있다. LED 조명과 비상벨 등 다양한 방범 시설을 설치해 귀갓길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행정상으로는 율전동에 112 안내표지판 4개와 여성안심귀갓길 노면 표시 3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기자가 율전동의 여성안심귀갓길을 걸어본 결과 112 안내표지판과 여성안심귀갓길 노면 표시 등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수원중부경찰청은 “디자인 선정 과정에서 크기를 더 키웠어야 했는데, 설치하고 보니 크기가 작아 부각이 잘 안됐다”고 해명하며 “행정상으로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위급 상황에 누르면 즉각 경찰을 출동시키는 비상벨 또한 없었다. 이에 수원시청과 수원중부경찰서 측은 ‘급한 불을 먼저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한정적인 예산 탓에 112 안내표지판과 여성안심귀갓길 노면 표시를 먼저 설치했다는 것이다. 직접 경찰을 부르는 비상벨 서비스보다 환경 정비 사업을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선시된 환경 정비 사업마저 학우들에게 와닿지 않는 실정이다.

율전동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만 돼 있어 어두운 거리.
사진l 김지우 기자 wldn9705@

 

오른쪽 사진은 비상벨 역시 미비한 전봇대.
사진l 김지우 기자 wldn9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