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혜린 기자 (hr000408@skkuw.com)

솔직히 난 이번 호까지 총 8번의 기사를 쓴 보도부 정기자이지만, 기사의 제일 기본적인 토대인 문건을 쓰는 것이 아직도 어설프다. 특히 학교의 어느 부분에서 비판적인 태도 혹은 긍정적인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헷갈려서 기사 방향의 갈피를 못 잡아 헤맨다. 이번 호의 챌린지스퀘어 관련 기사를 쓸 때 어떤 흐름으로 기사를 쓸지 갈팡질팡했다. 나의 가치관과 판단이 기사에 영향을 주기에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기사를 쓰기 위해선 내 생각이 올바르다는 전제가 깔려야 하지만 아직 학생인 나는 그런 전제를 감히 자신할 수가 없다.

그런데 취재와는 별개로 문건을 쓰는 것이 수월했던 적도 있다. 바로 1665호와 1666호에 이번 학기의 학사운영방안에 대해 비판하는 기사를 쓸 때다. 이번 학기의 개강 전부터 코로나19가 다시 심해졌음에도 학교 측은 빠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수업 방식을 여러 차례 바꿨다. 이런 학교의 행태에 많은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문건을 쓸 때 기사의 방향을 잡기 수월했다. 물론 취재는 쉽지 않았다. 학교 측에서 발표하는 공지가 여러 차례 바뀌어서 변동 사항이 있는지 계속 확인하느라 조판회의가 끝나고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민감한 사항인 만큼 꼼꼼한 팩트 체크가 필요했기에 취재가 까다로웠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 눈에 띄는 문제가 없으면 기자 입장에서는 기사의 소재를 찾기도, 글의 흐름을 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학교 측의 결정과 정책 등에 명백한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기자 입장에서는 문건을 쓰기가 편했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서 학우들의 분노가 느껴져 어깨가 무거웠다. 기사에 학사운영방안이 변동되는 상황에 대한 학우 멘트가 필요했기 때문에 친한 1학년 학우에게 멘트를 부탁했다. 그 학우는 흔쾌히 부탁에 응했지만, 한참동안 멘트를 보내주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약 3매 정도의 멘트를 쓰느라 늦었다고 한다. 심지어 그 학우의 친구는 내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멘트를 주고 싶다며 비슷한 분량으로 보내줬다. 사실 학우의 멘트는 기사에서 길어야 두 줄 정도 들어가지만, 오죽 답답하면 그랬을까.


아직도 학교 측이 이번 학기의 학사운영방안에 관해 대다수의 학우가 납득할 만한 현명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온라인 수업만 듣는 나에게는 타격이 없지만, 기사를 쓰면서 다양한 학우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공감하게 됐다. 학교 측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인 대책을 제시해서 나중에 후속 기사로 쓸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김혜린 기자
hr000408@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