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재우 기자 (shin2roo@skkuw.com)

지난달 26일 시작된 휴학  19일간 지속돼
보건의료정책 상설 감시기구출범, 우리 학교 의대 학우도 참여

 

우리 학교 의과대학(이하 의대) 학우들이 학교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모든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의대협과 함께 단체행동을 지속해온 우리 학교 의대 예과 1학년부터 본과 3학년에 해당하는 학우들은 동맹 휴학을 중단했다. 한편, 우리 학교 의대 본과 4학년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생들은 해당 시험 거부는 유보했지만 추가 응시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학교 의대 단체행동은 예과 1학년부터 본과 3학년 학우들 사이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의료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의대 행정실에 따르면 당시 휴학계를 제출한 인원은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의대 학우 중 96.6%에 달한다. 대다수의 의대 학우가 휴학계를 제출했지만 실제로 휴학 처리는 되지 않았다. 의대 행정실(실장 홍정환) 이은혜 주임은 "아직 승인 처리가 안 돼 얼마든지 철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휴학계 철회 기간도 이례적인 상황을 고려해 1주일 연장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휴학계를 제출했던 학우들은 기간 내에 휴학 신청을 취소했다. 철회하지 않은 학우의 휴학계 또한 행정실에서 일괄적으로 미승인 처리했다. 단체행동의 일환이었던 만큼 참여한 학우의 휴학계 철회가 당연하다는 이유에서다. 오겸(의학 16) 의대 학생회장은 "학우들에게 휴학계가 전원 철회된다고 공지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휴학계를 철회하고 학교로 돌아온 학우들은 지난 14일부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국가고시 미응시 형태로 단체행동을 진행했던 본과 4학년 학우들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현시점 정부는 국가고시를 거부했던 의대생에 대한 구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본과 4학년 학우들은 국가고시에 추가 응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오 회장은 "구제를 바라고 행동한 것이 아니기에 당장 우리 학교 의대 선에서의 계획이나 대응은 없다"고 밝혔다.

19일간 지속된 동맹 휴학 기간은 의대 학우들에게 방학 기간의 연장과 같았다. 의대 학우들은 수업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에브리타임을 통해 의대 상황을 전달하고 관심을 촉구하거나 영어 공부 등 자기계발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동맹 휴학 기간이 '혼돈의 도가니'였다고 표현한 의대 A학우는 "힘든 시기에 함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상황을 이겨낸 것 같다"고 전했다. 동맹 휴학이 장기화됐다면 의대 학우 입장에서는 '혼돈의 도가니'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었다. 의대의 경우 한 학기가 아닌 1년 단위로 수업이 구성돼 이번 학기에 휴학을 하게 된다면 지난 학기에 들었던 수업을 다음 해에 다시 수강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B학우(의학 20)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정말 휴학 생활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동맹 휴학의 강제성 여부에 대해 의대 학생회 2X(회장 오겸) 휴학이 강제적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휴학에 강제성은 없었으며 휴학을 강요하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2X는 휴학에 참여하지 않은 학우에 대한 비난을 삼가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맹 휴학 참여에 압박이 존재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휴학 참가자의 실명이 명단을 통해 공개됐다는 이유에서다. 2X는 전 학년 투표를 거쳐 명단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의대 학우들에게 공지된 '성대 의대 동맹 휴학 신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맹 휴학에 참여하는 의대 학우는 휴학 신청 화면을 캡처해 학생회장에게 전송해야 했고 이들의 실명은 구글 드라이브 내 엑셀 파일에 기록됐다. 엑셀 파일을 확인하고 싶은 학우는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통해 열람이 가능했다. A학우는 "개인의 휴학 여부를 모든 의대 학우들이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휴학 참여가 강제 사항은 아니었지만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 의대 교수들은 동맹 휴학 기간 중에 학우들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1일, 의대 교수진은 우리 학교 의대 소식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소식지를 통해 '의과대학생 국가고시 거부와 동맹휴학에 대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의 입장'을 공개했다. 해당 입장문에 따르면 의대 교수진은 "제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믿고 지지"하며 "혹시라도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스승인 우리 교수들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의대 학우들의 동맹 휴학 기간 동안 의대 수업은 사전 제작 강의 형태로 녹화돼 동맹 휴학에 참여한 학우가 추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됐다. 학우들이 복귀한 현시점에는 해당 강의들이 실시간 온라인 강의 등의 형태로 전환돼 지난 학기와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 주임은 "앞으로 수업은 지난 학기와 큰 차이 없이 운영될 것"이라고 향후 수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 학교 의대 학우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에 의대협과 함께 참여해 의료 정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4일 발족된 해당 기구는 추후 활동을 계획 중이다. 감시기구의 활동과 별개로 의대 학우들은 다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B학우는 "동맹 휴학에 대한 문제가 정리돼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다"며 학교로 돌아온 소회를 밝혔고 의대 C학우는 "학생으로서 다시 수업에 참여하게 돼 좋다. 하지만 논의가 끝나지 않은 이 상황을 나 스스로가 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수업이 재개된 의과대학의 모습이다.
사진 | 박주성 기자 pjs9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