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다솜 기자 (manycotton@skkuw.com)

코로나19 확산으로 신규채용과 아르바이트 모두 감소
빠르게 변화하는 비대면 취업시장에 적응 필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취업시장을 덮치면서 청년들에게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기업이 늘었고 심지어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줄고 있다. 청년층에 해당하는 15~29세의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지난달 25.4%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작성 기준을 변경한 2015년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다.

코로나19 속 가장 아팠던 청춘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배규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노동시장에서만 41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던 지난 9월엔 83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기도 했다.

현재 고용난은 전 연령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청년층의 피해가 막심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불황 때문에 기존 직원의 자리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기업이 신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301개사 중 올해 신규채용을 포기한 기업은 19.3%에 달하며, 신규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거나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기존 일자리를 갖고 있는 중장년층과 달리 새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취업준비생은 취업 기회 자체가 사라져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대면 서비스 업종에 고용 충격이 집중된 것도 청년 취업자 수가 줄어든 원인이 됐다. 지난 8월 한국노동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를 통해 숙박·음식점업이나 교육서비스업 등의 대면 서비스 업종이 큰 피해를 입어 청년 취업자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청년층이 대면 서비스 업종에 아르바이트의 형태로 많이 근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지난 9월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22만 5000명 줄었는데, 이 중 62.1%에 해당하는 14만 명이 15~29세와 30대에 해당했다. 익명의 학우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하고 있던 카페에서 잘렸는데 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빚투’와 ‘한탕’을 노리는 청년들
계속되는 취업난의 여파로 대출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20대의 금융권 마이너스 상품 대출 잔액은 2조 1451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713억이 늘어났다. 특히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20대에서만 집중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계속되는 집값 상승과 취업난 속에서 투자를 통해 ‘한탕’ 노리고자 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며,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경제학과 류두진 교수는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 덕에 대출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20대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20대는 금융 이력이 부족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불가한 경우가 많아 신용등급이 낮아도 대출이 가능한 저축은행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상환 능력이 낮은데, 제2금융권은 금리가 높아 채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취업시장에도 미친 비대면 열풍
취업이 어려워지는 데는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변화하는 채용방식도 한몫한다. 이미 많은 기업과 대학, 지자체가 취업설명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 관광산업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으며, 우리 학교도 매년 진행하던 취업박람회를 올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학생인재개발팀(팀장 성희금)은 “올해 ‘2020 성균관대학교 온라인 JOB FAIR’는 온라인으로 진행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은 덕에 전보다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고, 화상상담 사전예약제나 채용 상담 게시판 등을 활용해 더욱 효과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비대면 채용방식 도입실태를 조사한 결과, 2020년 상반기에 비대면으로 채용을 진행한 기업은 44.9%에 달했으며 하반기 채용에 비대면 채용을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57.3%로 과반을 차지했다. 실제로 올해 삼성과 LG는 인적성검사를, 카카오와 네이버는 코딩 테스트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교보증권 △빙그레 △신한금융투자 △BGF리테일 등은 올해 하반기에 AI 면접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렇듯 비대면 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취준생의 입장에서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지난달 인크루트에서 최근 1년간의 구직경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채용 경험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대면 채용 전형을 경험한 이들 중 63%가 비대면 채용에 부담을 느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에는 비대면 면접이 생소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에 우리 학교 학생인재개발팀 김설형 컨설턴트는 “비대면 면접에서는 면접관에게 자신의 강점을 사례를 통해 어필하고,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자신감 있고 설득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블루오션을 노려라, 스타트업
취업난이 계속됨에 따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스타트업으로 뛰어드는 청년들도 있다. 전주지역 아침 식사 배달 서비스 ‘잇모닝’은 새벽배송을 통해 신선한 아침 식사를 주문자의 집 앞까지 배달한다. 또한 ‘비브리지’는 온라인 강의를 자동으로 캡처해주는 동시에 필기도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 ‘슬리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속에서 각각 ‘배달’과 ‘비대면 강의’라는 트렌드를 주목한 청년 스타트업 사례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국내 스타트업 49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환경변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긍정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응답은 42.5%로, 부정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응답(32.3%)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코로나19를 새로운 사업과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긍정적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벤처 투자 중 비대면 분야 투자는 36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다. 이에 대응해 지난 7월 중기부는 혁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투자하기 위한 규모 1조 원 이상의 ‘스마트대한민국펀드’를 출범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선배 청년이 후배 청년을 이끄는 창업 경연(이하 청청콘)’을 개최했다. 청청콘은 비대면·디지털 분야 청년 창업가들의 아이디어 경진대회로, 선배 창업가들이 평가와 멘토링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대식에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청년들이 도전하는 디지털·비대면 분야의 창업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스마트대한민국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김 컨설턴트는 “학생인재개발팀은 코로나19 속 변화에 맞춰 빠르게 채용시장의 변화를 인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 및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비대면 면접전형을 대비한 AI 면접 체험 및 모의 화상 면접 프로그램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교내의 다양한 특강과 프로그램에 참가해 취업의 준비 방향을 잡고, 학생인재개발팀의 컨설턴트와 맞춤형 전략을 세운다면 좀 더 수월하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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