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장현 기자 (zzang01@skkuw.com)

법학전문대학원 원생이자 반지하게임즈 대표

직원 10명의 게임 회사가 이용자 80만의 게임을 만들다

 

우리 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 재학, 누적 80만 회 이상 설치된 게임을 제작한 회사의 대표. 각각 달성하기도 어려운 이 두 목표를 모두 이뤄낸 동문이 있다. ‘반지하게임즈’의 대표, 이유원(법학전문대학원 10기) 동문이다. 

 

게임 제작과 법학은 거리가 먼 분야 같은데, 어떻게 법전원 재학 중에 게임 회사를 만들게 됐는지.
고등학생 때부터 취미로 *플래시 게임을 만들었다. 대학교 2학년 때 고등학교 동문들로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함께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법전원에 진학할 때까지도 게임 제작을 취미로 여기고 있었는데, 출시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일의 규모가 점점 커졌다. 결국 회사를 법인화했고, 반지하 자취방에서 게임을 만들며 즐거워하던 초심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반지하 게임즈’라고 이름을 지었다.


‘반지하게임즈’의 대표작인 ‘서울 2033’에 우리 학교와 관련된 요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게임을 만들 때 주변에 있는 친숙한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친구들과 자주 가던 가게 이름인 ‘마님은 왜 돌쇠에게만 술을 주시나?’에서 착안해 ‘마님’을 게임에 등장시켰는데, 가게 이모님이 그걸 아시고 굉장히 좋아하셨다. 실제로 게임 이용자들이 그 가게에 찾아가기도 하고, 배달 앱에 그 가게를 검색하면 ‘서울 2033 출연 가게’라는 설명도 나온다. 이렇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게임에 담으면 친숙함과 사실성을 바탕으로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 관련 설정을 자주 이용한다. 

게임 회사의 업무에 대해 설명해달라.
게임 회사의 업무 분야는 크게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로 나뉜다. 개발자는 코딩을 통해 게임을 만들고 디자이너는 그래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담당한다. 기획자가 그 외의 모든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보통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안을 만들어 팀원들을 설득하는 게 주 업무다. 나도 업계의 기획자들을 만나보고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점차 기획자의 일을 알아간 것 같다. 


현재 목표는.
‘반지하게임즈’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싶다. 사람들이 우리 게임을 해보고 “역시 반지하게임즈야”라며 인정해줄 정도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이용자가 우리만의 느낌과 방식에 공감해주는 게 좋다. 우리 회사의 모토가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다. 작은 게임 회사일수록 만들기 쉬운 간단한 게임들을 빠르게 양산해 매출을 내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우리 회사는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고 모토를 지키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즐거움을 주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경우, 법전원에 진학할 당시는 법조계의 일을 좋아하는지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법학을 계속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회사 일과 법 공부를 병행하는 게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끊임없이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고 있기에 후회나 두려움은 없다.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그러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좋겠다. 
 

사진 I 조장현 기자 zzang01@
사진 I 조장현 기자 zzang01@

 

*플래시 게임=동영상 제작 소프트웨어인 플래시를 이용해 만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