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정현 기자 (jhyeonkim@skkuw.com)

인터뷰 - '빅웨이브(BigWave)'의 김민 대표

재해·재난에서 나아가 사회적 문제와도 연관된 기후위기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기후위기를 위한 행동 시작했으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 의해 시작된 세계적 기후운동이다. 기후위기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청년·청소년 세대는 현재 기후위기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청년기후변화운동의 큰 물결, ‘빅웨이브(BigWave)’의 김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빅웨이브에 대해 소개해달라.
빅웨이브는 기후변화와 자신의 사회적 관심사를 연결해 이에 대해 논하고 행하는 청년네트워크다. 빅웨이브는 청년기후변화운동의 큰 물결을 만든다는 의미를 지닌다. 빅웨이브는 기후위기로부터 우리가 겪게 될 미래의 더 큰 피해를 상징하기도 하며, 큰 파도가 퍼지면 많은 곳에 도달하듯이 개인이 가진 철학과 가치가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된다는 의미도 있다.

빅웨이브는 해외와 달리 2015년에 통과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무관심했던 우리나라의 분위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시작됐다.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서 기수제나 학번제 등을 없애고 의무나 강제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빅웨이브에서는 모든 멤버가 각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어떻게 참여할지 정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가 멤버들이 기후변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청년이 기후위기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의 청년·청소년 세대,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 상황이 일어났을 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만약 혼자 사는 자취방에 전기가 나가거나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들어오면 대부분의 청년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다. 사실 경제적인 여력에 따라 일상 속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의 강도와 빈도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현재,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일자리를 찾는 데에도 기후위기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우리나라의 기반 산업 중 대부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산업들이 다른 산업으로 대체되거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기후위기가 당장 청년들의 먹고사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위기를 단순히 재난·재해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가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봐야 한다. 


빅웨이브는 ‘나누다, 논하다, 행하다’로 분야를 나눠 활동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나누다’는 서로가 만나서 공감대를 만들고 공통적으로 관심 있는 것을 찾은 후 빅웨이브 내에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을지 얘기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관심사와 기후변화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찾는 자리기도 하다. 달마다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비정기적으로 등산을 하러 가거나 연말을 기념해 모이기도 한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고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게 ‘나누다’의 핵심적인 활동이다.

‘논하다’는 빅웨이브에서 실천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다. 저널리즘이 기후변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졌는지, 채식이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는지 등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게 ‘논하다’에서 이뤄지는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행하다’는 말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채식을 해보는 챌린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 생태 교육, 재생에너지 현장 탐방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한 캠페인이나 길거리 액션, 시위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때 청년으로서의 장점이 있다면.
첫 번째로 청년은 사고가 유연하다. 상대적으로 청년들은 무엇이든 고정관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는 어떠한 이해관계가 없다는 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생기면 이해관계가 생기게 된다. 그러면 하고 싶은 얘기들을 온전히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청년들은 이해관계가 잘 없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에서 나아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주변에 확산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 한 명이 잘해서 사회를 바꾸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인이 가진 영향력이나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발산할 수 있는 활동들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동기부여가 되고 서로에게 자극이 된다. 

요즘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는 커뮤니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주변에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만나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논의하는 건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련된 활동을 시작해보면 좋겠다.

 

사진 I 이지원 기자 ljw01@
사진 I 이지원 기자 ljw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