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 구로를 휩쓴 동맹파업을 기억하며
1985, 구로를 휩쓴 동맹파업을 기억하며
  • 옥하늘 기자
  • 승인 2020.11.23 20:06
  • 호수 16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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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정치적 동맹파업
지켜나가야 할 노동자 연대 투쟁의 가치


“이제 우리는 노동자를 억누르고 짓밟고 탄압하는 기업주와 노동악법, 그리고 반노동자적인 정책을 노골화시키는 정부를 향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을 결의한다.” 구로공단(현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의 대우어패럴 노동조합(이하 노조)의 결의문 중 일부다. 1985년 6월, 구로공단 민주노조 연대의 파업 농성이 구로 일대를 휘감았다. 

구로공단은 1964년 한국수출산업단지로 지정된 후 우리나라의 비약적 산업 발전의 심장 역할을 했다. △가발 △봉제 △섬유 △전자제품 조립과 같은 경공업 중심의 성장으로 1977년에 달성한 수출 100억 달러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면서다. 하지만 구로공단의 활약 이면에는 저임금, 열악한 근무 환경 아래 장시간 노동과 싸우는 노동자들이 존재했다.

구로 노동자들이 연대해 일어난 구로동맹파업의 촉매는 6월 22일 발생한 대우어패럴 노조 위원장과 간부 구속 사건이었다. 23일 대우어패럴 노조 부위원장 외에도 △가리봉전자 △선일섬유 △효성물산 노조 부위원장 등이 모여 다음날 동맹파업할 것을 결의했다. 24일 아침 8시, 대우어패럴 노조가 먼저 “구속자를 석방하라”, “노동악법 개정하라” 등의 요구를 내걸며 파업에 돌입했고, 연이어 3개 노조의 파업 농성이 일었다. 26일에는 22개 민주·민권운동단체도 파업을 지지하며 가세했고 가리봉오거리에는 학생들의 시위도 벌어졌다. 6일간 이어진 구로 일대의 파업이 지핀 불길은 29일 단식파업투쟁을 하던 대우어패럴 노동자들이 강제로 해산당하면서 꺼졌으며, 43명이 구속되고 700여 명이 일자리를 빼앗겼다. 하지만 구로동맹파업은 사업장의 경계를 넘어 기업별 노조주의의 한계를 극복한 노동자들의 연대였다. 또한 정부가 일시적 노동법 개정을 고려하는 태도를 내비치게 만들기도 했다.

“회사는 항상 적자라고 말하지만 우리 회사는 대수출 메이커야. 우리가 힘을 모아서 우리의 권익을 찾지 않으면 안 돼.” 구로공단의 여공으로 일했던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에서 미스 리가 주인공에게 건네는 말이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일어난 구로동맹파업은 한국전쟁 이후의 최초의 동맹파업으로 노동자 연대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동맹파업이 구로지역 기업주와의 투쟁에 머문 것이 아닌 정부의 노조탄압 정책에 항거하는 정치적 투쟁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구로동맹파업 현장을 기리는 바닥 동판. 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구로동맹파업 현장을 기리는 바닥 동판.
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구로동맹파업이 일어났던 곳. 현 마리오사거리.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구로동맹파업이 일어났던 곳. 현 마리오사거리.
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과거 구로공단의 여공들이 좁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과거 구로공단의 여공들이 좁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 I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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