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민주 기자 (minju0053@skkuw.com)

성대문학상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방학에는 성대문학상의 연보를 추적하기 위해 본지에서 특공대가 조직된 바 있다. 학우들의 문장을 오롯이 담아내는 우리 지면이 뚜렷이 기록된 역사를 가졌으면 했던 마음에서다. 우리는 지난 유구한 역사를 파헤치기 위해 축쇄판을 열었다. 본지가 창간된 1954년부터 빼곡하게 정리된 면마다 옛 자취가 묻어났다. 교직원을 모집한다는 공지는 꽤 오랫동안 신문에 실렸던 듯했다. 또 지금보다 더 많은 학우들과 학교 본부의 대소사가 곁에 있었다. 어려운 한문이 혼용돼 쓰인 당시의 취재후기는 지금 기자들의 말과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몇 십 년을 지나 본지가 현재 위치한 곳은 기자 정신의 길목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 학교의 언로가 되기 위해 신문사로 향했다. 시대의 흐름이 맞겠다. 지면으로 안내되던 많은 이야기들이 자취를 감추고 인터넷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짧은 이야기가 사랑받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유튜브가 지식의 기반을 쌓아나가는 지름길로 공인받는다. 이에 혹자는 기사를 쓰는 일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다. 뉴미디어와 본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학우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발생했다. 제대로 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모이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답으로 변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고 삶의 원칙에 이르렀다. ‘예외 상태’가 일상에 속속들이 존재하게 됐다. 학교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 줄어들었다.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학생 자치다. 가장 작은 단위인 학과 학생회 선거부터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투표율을 보였다.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학생회가 있다는 사실은 망각하기 쉬워졌다. 단과대나 총학생회 선거도 부침을 겪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본지가 해야 할 일은 이를 전달하는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전히 ‘알 권리’는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번 호의 보도면에서는 예년과 동일하게 학생자치기구 선거 결과를 단과대 단위까지 낱낱이 전달한다. 학우들이 행사한 한 표의 결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분석한다. 학생자치기구 선거에 해프닝이 있었다면 그 또한 모두가 알아야 할 일이다. 종이에 실린 글씨는 다시 고쳐 쓸 수 없다. 때문에 실수를 없애고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에 관해 끊임없이 반문하고 취재한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본지는 이번 학기 종간한다. 올 한 해는 길고도 다사다난한 일의 연속이었다. 비단 우리 학교만의 일이 아니었기에 혼란스러움은 더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19가 초래할 결과는 한 치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악을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경험을 통해 예외의 폭을 넓혔다. 가능성을 목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질서가 담보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는 희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그러니 새로이 시작될 다음 학기는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기를. 다음 학기에도 본지의 기자들은 분주히 전화를 돌리고, 뛰어다니고, 촬영하고,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다. 그 또한 언젠가는 빳빳한 축쇄판에 실려 읽힐 수 있는 역사가 되리라. 

 

박민주 편집장minju0053@skkuw.com
박민주 편집장
minju0053@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