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한 민족이 言語(언어)가 발달의 어느 정도에 이르면 國語(국어)로서의 존재에 만족하지 안이하고 文學(문학)의 형태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文學(문학)의 成立(성립)은 그 민족의 言語(언어)를 完成(완성)식히는 길이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를 품격 있는 우리 언어로 만들어 준 관촌수필, 토지,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기억했던 문학에 관한 구절이다. 이번에 성대문학상 심사위원장 요청을 받았을 때도 맨 먼저 떠올랐다.

그간 중단되곤 했던 평론, 시나리오와 희곡까지 포함하기로 올해 성대문학상을 새롭게 기획할 때만 해도 책보다는 모니터를 더 가깝게 여기는 세상에 작품이 얼마나 들어올지, 심사위원께서 어떤 말씀을 하실지 불안한 마음이 더 컸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이 내존(insist)된 생각을 시로 소설로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변용시키고 또 그것을 평론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갈망과 잠재력이 이렇게 절실하고 큰지 몰랐다는 평을 부문별 수상작 선정회의에서 주고받으며 성대문학상은 새롭게 탄생하였다.

찾아보니 이름을 성대문학상으로 바꾼 것은 2007년이지만 우리 대학의 문학상이 1962년에 시작되었으니 중단됐던 몇 차례를 제외하면 올해가 53회 째다. 예상을 넘어서는 많은 응모 편수, 고루 퍼져있는 학과 분포에 심사위원과 진행 팀 모두 무척 기뻐했으며, 학교에서는 성대신문사 주간상이던 최우수작의 격을 총장상으로 올려 새롭게 태어나는 성대문학상의 품위를 갖추었다.

9월 21일 응모 작품을 접수하기 시작해서 11월 19일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11월 30일 수상작을 발표하였다. 시 부문에 157명이 363편, 소설 57명이 59편, 평론 13명이 15편, 희곡과 시나리오 19명이 21편을 응모하였다. 성대신문사 학생기자단과 편집장, 성대문학상 TF 팀이 원고 모집에서부터 지원자 연락, 회의 준비 등 행사 진행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의 사유를 구속하는 철학의 씨줄과 사유를 해방하는 문학의 날줄이 엮여지며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시대적 프로젝트로 삼아 역사의 그물망이 만들어진다. 이제 성대문학상이 패기 있고 실험정신 넘치는 작품으로 우리 학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바람이 되고, 그 바람이 자연과학캠퍼스에도 세차게 불어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바람의 이야기가 우리의 언어를 완성시켜가며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날을 더 의미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고영만 교수문과대학장
고영만 교수
문과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