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요"
  • 서수연 기자
  • 승인 2021.02.22 21:41
  • 호수 1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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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조광호 대표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조광호 대표사진 I 서수연 기자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조광호 대표
사진 I 서수연 기자 augenblick@


종교인이 아닌 한 예술가로서 작업해
다양한 방법과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작품 활동해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조광호 대표는 천주교 인천교구 소속 신부인 동시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연구하는 예술가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어떻게 예술을 시작하게 됐을까.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작품과 그가 특허를 낸 기법,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예술에 대해 들어봤다.

원래 직업이 신부인데 예술가의 길도 함께 걷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림을 전공하게 된 것은 순수하게 예술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래희망은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다. 그래서 신학 공부를 하는 중에도 미술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혼자 미술을 공부했다. 신부가 된 이후에는 4년 동안 독일 대학에서 추상미술을 공부했다. 독일에서는 한국과 달리 공방에 직접 찾아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배운다. 틀에 박힌 것보다는 자유로움을 중시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대단한 테크닉·기교보다 전공 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혼자 예술을 할 수 있는 정신과 기본을 가르쳐준다. 한국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알려졌지만, 판화와 그래픽, 오일페인팅 등 미술의 여러 분야도 다룬다.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어떻게 되나.
먼저 그 작품이 위치할 공간에 대해 이해하는 게 첫 번째다. 어떻게 빛이 비치는지, 이 공간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고려하며 환경 평가를 한다. 또한 영감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작가가 감동하지 못한 것은 다른 사람들도 감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직접 감동되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작업으로 옮겨야 한다. 영감을 기다리는 동안 창이 위치할 공간에 가서 생각한다. 어떤 이미지를 넣고 싶다면 그 이미지에 대해 공부를 하기도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그 공간에서 가장 의미 있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느끼는 게 중요하다. 그 이후에 컴퓨터로 디자인을 하고 현장에서 작업한다. 유리를 자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데 이 방법도 15가지가 넘는다. 유약으로 직접 그리거나 색유리를 오려 붙이기도 하고, 요즘에는 특수 프린터로 인쇄할 수도 있다. 현대에 새로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 정말 많아졌다. 원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그때마다 결정해서 제작한다.

직접 특허를 받은 ‘아트 스테인드글라스 네거티브 레이어 기법’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간단히 말하면 *실크스크린으로 밀 듯 유약을 바르고 600°C 정도의 높은 온도에 유리를 구우면 작게 구멍이 뚫리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통해 수천만 개의 별을 유리에 그리는 등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우연히 발견했지만 항상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으며,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체계화시켜 특허까지 낼 수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어떤 의미를 준다고 생각하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은 한 마디로 ‘빛과 색채 예술’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으로 우리 내면과 초월적인 세계에 내재된 것, 즉 진리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에 있는 게 훨씬 더 많다. 우리는 그 세계를 알고자 하지만 말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한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빛과 색채로 우리가 볼 수 없는 저 너머의 곳을 예시해주고 이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된 공간은 새로운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새로운 장소가 돼 초월적인 세계와 감성을  연결하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이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스테인드글라스는 건물에 들어가는 창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요구가 있어야 만들어지고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가가 아닌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 미적인 감수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이것은 예술 전체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화이트큐브에 예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예술은 고상하거나 갇혀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 생활에 물들어있다. 사람들이 획일적인 기준에서 떠나 각자의 개성과 정체성을 찾게 된다면 예술이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실크스크린=나무나 금속으로 테두리를 한, 비단이나 나일론 따위의 발이 고운 천으로 잉크를 정착시키는 인쇄법.
*화이트큐브=하얀 벽면에 둘러싸인 전시회장.
 

‘아트 스테인드글라스 네거티브 레이어 기법’으로 만든 소년 프로필.
‘아트 스테인드글라스 네거티브 레이어 기법’으로 만든 〈소년 프로필〉
사진 ㅣ 서수연 기자 augenblick@skkuw.com​​​​​
천주교 부산교구 주교좌 남천성당에 설치된 조광호 신부의 대표작.
천주교 부산교구 주교좌 남천성당에 설치된 조광호 대표의 대표작.
ⓒ조광호 대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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