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옥하늘ㆍ이지원ㆍ서수연 기자 (webmaster@skkuw.com)

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청년만의 공간, 청년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은 2016년부터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을 시장 내에 조성해 청년들에게 더욱 친숙한 곳으로 변화하는 동시에 청년의 사업 시작을 돕고 있다. 청년몰의 시초격인 수원 팔달문구에 위치한 영동시장과, 2019년에 조성된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동시장 청년몰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 학교가 위치한 서울과 수원에 자리 잡고 있는 두 곳의 전통시장 속 청년몰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성대신문 사진부는 두 시장을 방문해 각 시장의 현재 모습을 지면에 담았다.

 

일러스트 | 이주연 외부기자 webmaster@

 

전통시장 속 청년몰을 방문하다
지난달 22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점심시간에 경동시장을 방문했다. 약재로 유명한 경동시장인 만큼 갖은 약재 향기와 북적한 시장 분위기가 기자들을 반겼다. 다양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은 대부분 고령이었다. ‘청년몰’이라고 적혀있는 큰 간판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 보니 기존의 전통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을 띠고 있는 청년몰이 등장했다. 2019년부터 경동시장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이곳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고 이용객 또한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붐벼 시끌벅적한 1층의 전통시장과는 달리, 청년몰은 이용객이 적어 한산했다. 지난달 26일 방문한 영동시장의 청년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통시장 거리에는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과 이용객이 꽤 있었으나 청년몰을 왕래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문을 닫은 가게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상반된 분위기인 이유는
기존의 전통시장과 청년몰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장기화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임에도 전통시장과 청년몰의 유동 인구 차이는 컸다. 청년몰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큰 간판과 함께 시장 중심에 자리해 쉽게 눈에 띄는 영동시장·경동시장의 청년몰에는 시장 건물 2, 3층에 위치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이외에도 점포들이 한 층에 밀집한 청년몰의 특성상 점포의 휴·폐업이 두드러져 보이는 점도 전통시장과 청년몰의 대비를 부각하는 데 한몫 했다. 조성된 지 5년째인 영동시장 청년몰의 경우 기존 상인이 이탈한 자리가 바로 채워지지 못해 발생하는 점포 공백이 청년몰의 분위기를 더 침체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청년몰 점포의 휴·폐업과 관련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영동시장의 이정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이 대표에 따르면, 초기엔 하루 평균 방문객이 7~800명으로 꽤 많았다. 그러나 이후 폐업하는 점포들이 생겨났다. 저녁 일찍 문을 닫아 밤에는 유동인구가 현저히 줄어버리는 전통시장에 위치한 탓에 밤 늦게까지 영업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또한 매출이 높은 점포들은 청년몰을 벗어나 독립하기도 했다. 이 대 표는 “하나의 점포가 나가면 그 자리를 채울 점포가 바로 들어오기 힘들다. 빈 점포가 하나 둘 생기다 보니 청년몰의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이를 낮은 분양률 및 입주율 문제가 심각한 아파트를 일컫는 ‘불 꺼진 창’ 현상에 빗댔다.

청년몰이 제시했던 비전
2016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기획한 청년몰이 2017년에 시행됐을 당시엔 청년몰에 대한 청사진이 펼쳐져 있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영동시장의 공 점포였던 공간에 조성된 청년몰은 푸드 점 포와 중앙 광장을 활용해 시장에 방문한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 통시장 활성화와 이용 연령대 폭을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경동시장 청년몰 윤석경 총무는 “청년몰이 전통시장 이용 연령대를 낮추는 역할도 있지만 청년상 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 는 정봉우 사장도 “첫 사업의 발판이 될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년몰, 제2의 전성기를 꿈꾸다
현 시점의 청년몰은 한 단계 도약할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청년몰에 큰 집객력를 지닌 핵점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핵점포 양성의 일환으로 지난해 유명 셰프 에드워드 권의 교육을 거친 점포들이 이번달 안으로 영동시장을 포함한 전국 5개의 청년몰에 들어설 예정이다. 더불어 청년상인의 차원에서도 발전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이전 청년상인들이 빠진 자리에 준비된 청년상인들이 입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들이 지원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무는 “청년몰의 상인으로 선발되기 전 영업에 관해 기초적인 교육을 받지만, 선발이 되고 난 후에도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청년상인을 향한 전문가의 손길도 필요함을 언급했다. 청년몰,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상인들의 둥지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그곳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본다.
 

경동시장 입구.
경동시장 입구.
경동시장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고있다.
경동시장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고있다.
경동시장 청년몰 청년상인 정봉우 사장.
경동시장 청년몰 청년상인 정봉우 사장.
경동시장 청년몰 내부 전경.
경동시장 청년몰 내부 전경.
청년몰 내 빵집에서 빵을 사고 있는 손님들.
청년몰 내 빵집에서 빵을 사고 있는 손님들.
3층에 위치한 경동시장 청년몰로 가는 입구 간판.
3층에 위치한 경동시장 청년몰로 가는 입구 간판.
영동시장 전경.
영동시장 전경.
영동시장 상인회 이정관 대표.
영동시장 상인회 이정관 대표.
주로 의류 및 침구류를 취급하는 수원 영동시장 1층의 전경.
주로 의류 및 침구류를 취급하는 수원 영동시장 1층의 전경.
영동시장 28청춘 입구.
영동시장 28청춘 입구.
28청춘 초기 푸드코트에 사람들이 북적였던 모습.
28청춘 초기 푸드코트에 사람들이 북적였던 모습.
ⓒ이정관 대표 제공
28청춘 중앙 광장의 모습.
28청춘 중앙 광장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