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수민 기자 (mini9935@skkuw.com)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승객 수 대폭 감소
민영제로 운영돼 지원금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

안국역과 인사캠 후문을 오가는 종로02와 혜화역과 인사캠을 오가는 종로07, 종로08 마을버스는 학우들의 통학을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하지만 최근 마을버스에 ‘마을버스, 달릴수록 손해보니 더 이상 운행 못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 마을버스 업체들은 시위를 통해 운행의 어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마을버스 운행의 어려움과 그 원인을 취재했다. 취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감소로 악화된 마을버스 재정 상황에는 지원금을 받기 어려운 구조 및 요금 동결 등 근본적인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손해인 상황” 운행이 어려운 마을버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울시 마을버스는 운행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서울특별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김문현)에 따르면 2020년 승객수는 2019년에 비해 27%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수입금도 26.5% 감소했다. 특히 대학가를 지나는 마을버스의 경우 피해가 더욱 컸다. 대학이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 승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종로02를 운행하는 대산교통(대표 김영환) 관계자는 “2019년 5월의 경우 승객수가 4000명대였는데 작년 5월은 1900명대로 승객수가 절반 넘게 줄었다”며 “재정상황이 어려워 운행 횟수 및 운전기사의 수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종로07과 종로08을 운행하는 와룡운수(대표 이승재)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의 40%가 줄었다”며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30% 감축해서 운행 중이나 계속 적자다. 달리면 달릴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며 운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의 재정 지원도 어려운 상황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시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시의 예산 지원을 받지 않는 민영제다. 시내버스가 지나지 않는 곳을 지나며 시민들을 운송한다는 운행의 공공성을 인정해 서울시는 운송원가가 최소가동비에 미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마을버스 업체들에 재정지원을 해왔다. 서울시의 지원은 통합환승할인제도(이하 환승제도)가 도입된 후 더욱 중요해졌다. 환승객이 지불한 요금은 여러 교통수단이 나눠 갖기 때문에 환승제도의 도입은 각 교통수단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편,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마을버스 업체가 증가했다. 늘어난 지원 요청에 서울시는 자치구와 재정지원금을 분담하고자 했으나 결국 지원금을 전부 지급하지 못했다. 와룡운수 관계자는 “환승제가 도입됐을 때 서울시에서 운행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예정된 지원금액의 절반밖에 못 받았다”며 “시내버스의 경우 지원금이 차질없이 주어진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내버스의 경우 준공영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마을버스보다 지원정책 예산 배정에 있어 유리하다.

6년째 동결인 마을버스 요금
6년째 동결인 마을버스 요금도 운행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마을버스 일반 요금은 2015년 인상 이후로 6년째 동결이며 어린이, 청소년 요금은 2007년 인상 이후 14년째 동일하다. 이에 서울특별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최원석 팀장은 “2019년 서울시에서 마을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추진했으나 실제 이뤄내지는 못했다”며 “지난해 시도했던 요금 인상도 코로나19의 지속세로 인한 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판단 하에 보류됐다”고 전했다. 이어 “운수종사자 인건비 및 운행을 위한 각종 비용은 매년 오르는데 요금은 몇 년째 동결돼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제 대책이 강구돼야 할 때
마을버스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팀장은 “서울시에서 올해 마을버스 외부회계감사 결과를 검토한 후 추경을 편성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추가로 서울시 차원에서 정부에 버스업계의 코로나19 손실보상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루빨리 재정지원이 정상화되고 적절한 수준으로 마을버스 요금이 인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산교통 역시 “마을버스 업계가 모두 지친 상황”이라며 대책 강구의 필요성을 말했다. 평소 종로02를 이용하는 강민재(글경제 19) 학우는 “종로02의 배차가 길어져 불편함이 있었는데 최근 마을버스에 붙은 현수막을 보고 마을버스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알게됐다”며 “문제가 해결돼 운행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 수선관 뒤에 주차된 종로02.사진 I 강수민 기자 mini9935@
우리 학교 수선관 뒤에 주차된 종로02.
사진 I 강수민 기자 mini9935@
마을버스에 부착된 현수막.사진 I 강수민 기자 mini9935@
마을버스에 부착된 현수막.
사진 I 강수민 기자 mini9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