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

신문사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때 나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신문사에 입사하기 위한 논술 문제를 풀 때도 이곳에 맞는사람일까 생각했다. 그렇게 카메라 전원 버튼도 찾지 못하던 나는 어쩌다 사진부 기자라는 명찰을 달고 학보사의 일원이 되었다. 제대로 해내고 싶은 마음에 사진 교양 강의도 수강하게 됐다. 1초의 셔터 소리를 내기 위해 왕복 4시간을 달리기도 하고, 1장의 의미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3일을 골머리 앓기도 했다. 취재 동행에만 그치고 싶지 않아서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며 인터뷰이의 말을 받아 적었다. 자꾸 오타가 났지만 일단 적었다. 기사 내용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추가 질문을 던지려 노력했다.

기사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려웠다. 어떤 주제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항상 막막했다. 힘들다고 투 정을 부렸지만 지난 신문사 생활을 돌아보니 나에겐 감사한 일들 투성이었다. 종일 고민하던 모모이도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줄곧 동기가 없었던 사진부였지만 나는 같은 학번의 동기와 함께했다. 어쩌다 맡아버린 부서장이라는 직책과 늘어난 짐도 동기와 함께 나누어 드니 가볍게 느껴졌다. 지난 시각면을 취재하러 갔을 때도 현장에서 인터뷰이 컨택에 성공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한눈에 알아보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마치 행운을 타고난 것처럼.

3학기 동안 신문사 밥을 먹으며 학보사 기자로 지낸 지금, 조금은 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성대신문 기자라고 나를 소개하며 내미는 명함이 아직은 꽤 무겁지만, 적어도 낯선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거는 일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맨땅에 헤딩하는 용기도 얻었다. 단체의 목표를 위해 시간을 쪼개 쓰는 방법을 배웠다. 어설프게 찍은 사진이 1면에 실렸을 때, 좀 잘 찍었나?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다.

사진의 사 자도 몰랐던 사진부 기자의 사진을 자신의 기사에 싣게 해준 모든 기자에게 고맙다. 어쭙잖은 취재 동행이, 부족한 보도사진이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인터뷰에 응해주고 취재에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께 덕분에 한걸음 내디뎠다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사진부 동기 지원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뒤로가기 버튼으로 글을 지웠다 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마침표를 찍는다. 마침표를 찍어야 다음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으니까.

옥하늘 기자sandra0129@skkuw.com
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