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언론을 통해 국제적으로 반도체 공급이 대란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고, 얼마 전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중에 반도체 웨이퍼를 손에 들고 설명하는 사진이 대부분의 신문 지면에 실려 나왔다. 반도체 품귀 현상은 현재 여러 가지가 함께 겹쳐 최악의 상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먼저 피부로 와닿는 최근의 변화는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집콕이 늘며 가전제품의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요가 발생하였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 한파로 인한 장기간 셧다운과 일본 반도체 회사의 화재, 대만의 가뭄으로 인한 반도체 라인 가동 중단 등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 중단까지 동시에 겹쳐 지금은 예상을 뛰어넘는 품귀 현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이런 외부적인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정치까지 개입이 되어 상황이 점점 꼬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때부터 이어온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큰 손실을 본 중국에 있는 관련 기업들이 반도체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쌓아두어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만든 요소도 함께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경제 시스템에 자연재해와 국제 정치까지 영향을 주어 반도체를 주 산업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경우 여러 가지로 중심에서 곤란한 여건에 놓여있으나 이는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큰 자동차 등에 반도체 부품을 우선 사용하고 있어, 가전제품에서는 더욱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현상은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으며, 동시에 소비자 물가 지표 상승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앞으로 인플레이션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자동차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단순한 내연기관이 아닌 전자제품(일반 자동차에 탑재된 반도체 수가 약 200~300개 수준)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이 품귀 현상은 자동차 회사가 멈추는 결과까지 가져와, 대만의 TSMC 등에 모든 업체들이 줄을 서서 수급 통로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D랩 가격과 함께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100조에 가까운 투자를 통해 새로운 양산 라인을 준비하는 등 앞으로 펼쳐질 반도체 업계의 변화는 어느 정도 시장 규모를 가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이미 일본과의 반도체 분야 소재 부품 무역 분쟁을 통해 자립화를 위한 기초를 준비하고 어느 정도 적응 시점에 나타난 최근의 현상은 결국 기술과 투자를 통해서만 돌파가 가능하고, 이를 기회로 향후 예측되는 자동차 산업으로까지 경쟁력 선점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한꺼번에 찾아온 반도체 시장의 지각 변동과 올 연말까지 예상되는 반도체 품귀 현상은 국내 인력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계에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벌어질 글로벌 정치 판도의 변화 속 한가운데 있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더욱 중요한 갈림길에서 정부의 투자 및 국제 균형자 역할과 대학의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의 역할이 양바퀴로 모두 잘 수행되고, 산업체는 공격적인 투자로 찾아온 기회를 선점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글로벌 정치 역학 구도 안에서 선진국들의 코로나 백신 독점과 반도체 부품 시장에서의 품귀는 단순히 바이오와 반도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흐름이고, 이 안에 대한민국의 세계 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흐름을 선도적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우리의 기대보다 대한민국 경제 전망은 밝을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