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구희운 기자 (cloud@skkuw.com)

인터뷰 - 심리상담센터 하루 양금희 센터장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부모가 되지 않더라도 예비부모교육은 중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미래에는 누군가의 부모가 될 수 있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가족과 사회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예비부모교육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대학생은 성인으로서의 이성 교제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예비부모교육의 중요한 대상이다. 건강한 가정의 출발점인 예비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센터 하루의 양금희 센터장과 예비부모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예비부모교육에 대해 설명해달라. 
예비부모교육은 아직 부모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부모교육이다. 부모교육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예비부모교육의 대상이다.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연인, 결혼하고 아직 아이를 출산하지 않은 사람 등이 모두 해당한다. 예비부모교육을 통해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이 부모가 됐을 때 어떤 부모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예비부모교육의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예비부모교육은 △자기 이해 △결혼 △자녀 양육의 순서로 진행된다. 자기 이해의 경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으로, 성격이나 기질에 대한 검사나 자신의 가족에 대한 탐색 등이 이뤄진다. 이때 자신의 성향과 성격 등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이뤄져야 나중에 자녀에 대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교제 교육이 이뤄진다. 성에 관한 것을 위주로 남자와 여자의 차이, 연인 관계의 평등을 비롯한 성 역할 문제를 다룬다. 다음으로는 결혼에 관한 교육이 진행된다. 결혼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그 책임과 의무를 다했을 때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양육에 관해서는 아이의 발달에 따른 돌봄을 교육한다. 이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얕은 내용을 다룬다. 양육법에 관한 것은 아이마다 달라서 부모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예비부모교육은 아직 부모가 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부모교육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제와 결혼에 관한 내용을 더 깊이 있게 다루려고 노력한다. 요즘 대학생 중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 연령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 결혼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학생을 대상으로는 결혼의 의미와 더불어 매체에서 부각되는 결혼의 부정적인 면들 외의 긍정적인 면들을 짚어주고 자녀가 생긴다는 것의 책임과 기쁨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예비부모교육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해달라.
예비부모교육은 부모가 되기 전의 예방주사와 같다. 예비부모교육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미래의 자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실제로 부모가 됐을 때 마주하는 어려움을 비교적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될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도 예비부모교육은 중요하다. 자신과 부모의 관계, 나아가 자신과 가족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결혼 및 출산 여부에 상관없이 예비부모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할 때는 부모의 역할이나 양육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재 학생들이 부모와 이루고 있는 관계와 부모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조정한다. 더불어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인 예비부모교육이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비부모교육은 머리에 각인해놓으면 나중에 부모가 돼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교양 강의 형식으로라도 예비부모교육을 받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나라 부모교육의 한계는 무엇인가.
예전보다 부모교육이 활발해졌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부모교육의 주제는 대부분 자녀의 공부와 진학과 관련된 것이다. 부모교육 주최 측에 본래 기획한 부모교육의  제목과 목차를 보내면 수정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부모들이 더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수정해달라는 것이다. 부모교육, 특히 예비부모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부모의 자질을 키울 수 있는 본질적인 부모교육의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예비부모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예비부모교육을 통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개인과 가족의 관계도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결혼에 대해 조언하자면, 결혼은 보이는 현실이 다가 아니다. 결혼하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것보다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건강한 교제를 하길 바란다. 
 

예비부모교육 중인 양금희 센터장.
ⓒ양금희 센터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