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수민 기자 (mini9935@skkuw.com)

매년 논란되는 학과 학생회비 모금

납부의 방식, 대상, 독려 방안에서 불만 속출


학우들로부터 모금하는 학생회비로는 크게 등록금 고지서에 명시되는 학생회비와 학과 학생회가 모금하는 학생회비(이하 학과 학생회비)가 있다. 학과 학생회비의 경우 각 학과 학생회가 자율적으로 모금하고 관리한다. 학과 학생회비 모금은 보편적인 재정 확충 방안 중 하나로 학과 학생회는 이를 활용해 소속 학우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학과 학생회비에 대한 학우들의 여론은 좋지 않다. 에브리타임에 학과 학생회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이에 본지는 학과 학생회비의 모금 및 관리에 학우들이 느끼는 불만 사항을 취재했다. 

한 번에 16만 원? 일괄납부는 학우들에게 부담돼 
올해 입학한 A 학우는 16만 원의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했다. A 학우는 “4년 치의 학과 학생회비지만 한 번에 큰 금액을 납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학과 학생회비 모금 방식으로는 4년 치의 학생회비를 한 번에 납부하는 일괄납부와 한 학기 및 1년 단위로 납부하는 분할납부가 있다. 일괄납부를 진행하는 학과는 △글로벌경제학과 △무용학과 △소프트웨어학과 △철학과 등이 있다. 큰 금액을 한 번에 납부한다는 점에서 일괄납부는 학우들에게 부담을 주지만 학과 학생회 입장에서 일괄납부가 재원 관리에 더욱 용이하다. 글로벌경제학과는 이번 학기 일괄납부 방식으로 모금 방식을 바꿨다. 글로벌경제학과 toGEther 강병국(글경제 19) 회장은 “분할납부 방식의 경우 납부 비율이 저조해 사업을 진행하기가 힘들다”며 “매 학기 꼬박꼬박 납부하는 학우분들이 많지 않다”고 변경의 이유를 전했다.

“우리 학과도 아닌데” 가전공생들에게도 학과 학생회비 모금
인문과학계열로 입학한 학우들이 가전공을 배정받는 가운데, 가전공생들에게 학생회비를 모금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올해 인문과학계열로 입학한 B 학우는 가전공 학과 학생회로부터 4년 치 학생회비를 납부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B 학우는 “지금의 가전공으로 전공진입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 4년 치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부담이 됐다”며 “하지만 납부하지 않을 시에 가전공 사업 참여가 힘들지 않을까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학기 가전공생 대상 학생회비 모금을 진행한 철학과 Phil_m 박지훈(철학 19) 회장은 “실질적으로 학과 대부분의 행사와 복지 사업이 1학년 가전공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모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학생회비 납부 정말 선택?
각 학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회비 납부를 독려한다. 취재 결과 학과 학생회비 납부 독려방식으로는 △개별 우편 발송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하 단톡방) 및 SNS 홍보 △소속 학우들에게 개별 연락 등이 있었다. 한편, 이러한 납부 독려에 압박감을 느낀 학우들도 있었다. 올해 1년 치 학생회비 8만 원을 납부한 C 학우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학생회비 납부 안내를 받았다. C 학우는 “학생회비 납부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으나 학생회비에 관한 설명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납부를 결정했다”며 “납부하지 않았을 시의 불이익 여부가 명시돼 있지 않았고 학생회비로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설명도 빈약했다”고 말했다. 또한 D 학우는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시에 일부 학과 행사 참여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설명에 납부의 부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과 학생회비, 모금하지 않는 학과도 있다
한편, △사회과학대학 소속학과 △전자전기공학부 △한문학과 등 일부 학과는 학과 학생회비를 모금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단과대에서 배분받은 재원과 학과 차원의 지원금을 이용한다. 행정학과 PA’ST 김민서(행정 19) 회장은 “학과장님과 조교님께서 학생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셔서 지원금을 수월하게 제공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학과가 수월하게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외교학과 Polaroid 박다솜(정외 18) 회장은 “학과 학생회비 없이 학과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는 제약이 많다”며 “학과 차원의 지원금도 한정적이며 청구를 통한 사후 지원 방식이므로 학생회 집행부원들이 사비로 결제를 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학과 학생회비 학생회에 믿고 맡겨도 될까
학과 학생회비는 오로지 각 학과의 학생회칙에 따라 모금 및 관리된다. 학과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심사하고 관리하는 상위기구가 부재한 셈이다. 이에 비해 연세대의 경우 총학생회에서 감사위원회를 운영해 학과 학생회의 운영까지 감독한다. 이에 강보라(컬처테크 18)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현재 총학생회칙 상 학과 학생회 감사에 대해 명시된 조항이 없다 보니 직접적으로 자치 운영에 개입할 수는 없다”며 “단과대학 학생회가 주관하는 단위운영위원회에서 관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적지 않은 금액을 납부하는 만큼 학우들에게 학과 학생회비의 투명한 사용은 중요하다. 이에 대부분의 학과 학생회는 학과 학생회비 수입 지출 내역을 공개한다. 공개 방식으로는 △건물 내 게시판에 게시 △학과 단톡방 △SNS 게시 등이 있다. 하지만 실제 내역이 공개된다는 것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C 학우, D 학우는 “몰랐다”고 밝혔다. 

갈등 없이 모금을 진행하려면 학과 학생회의 역량이 필요하다. D 학우는 “학과 학생회는 학과 학생회비 사용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A 학우 역시 “학과 학생회를 믿고 큰 금액의 학과 학생회비를 납부한 것”이라며 “투명한 학과 학생회비 운용과 다양한 사업으로 학과를 위해 힘써주면 좋겠다”고 학과 학생회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