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서 소중함을 꽃피우는, ‘가족학’
익숙함에서 소중함을 꽃피우는, ‘가족학’
  • 구희운 기자
  • 승인 2021.05.03 18:42
  • 호수 16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족을 빼고는 쓸 만한 소재를 생각할 수 없다. 가족은 다른 모든 사회 영역의 상징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애너 퀸들런의 말이다. 이처럼 가족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가족학은 가족 내 관계부터 가족을 위한 사회제도의 실현까지 가족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한다. 가족이 개인에게 미치는 아주 작은 영향까지도 가족학의 연구 대상이 된다. 우리의 뿌리가 되는 가족을 다루는 학문인 가족학에 대해 알아보자. 

 가족학은 관계 중심의 학문

건강한 가족을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관계 중심의 학문, 가족학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이다. 가족은 성적 욕구의 충족과 이를 통한 종족 보존, 자녀의 사회화, 경제 집단으로서의 역할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가족학이란 가족을 학술적으로 연구해 가족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이론화하는 사회과학이다. 가족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마찬가지로 양적 연구 방법과 질적 연구 방법이 함께 사용된다. 청년들의 결혼 시기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가 양적 연구의 한 예시다.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유계숙 교수는 “가족학은 우리 모두가 속해 있는 가족에 관해 다루기 때문에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가족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가족학의 연구 대상인 가족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기 때문에 자칫 가족학의 깊이와 넓이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족학은 결혼, 부모자녀관계, 가족 스트레스 등 가족 내부적인 관계와 더불어 가족 복지와 가족 정책 등 가족과 사회의 관계를 다루기도 하는 방대하고 깊이 있는 학문이다. 

가지각색, 다채로운 가족
가족은 어떻게 형성될까. 가족은 대체로 결혼이라는 일정한 과정으로 이뤄져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먼저 구조적 특성에 따라서는 한부모 가족, 노인 가족, 무자녀 가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무자녀 가족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가구유형별 추계가구 전국 통계’를 보면 부부로만 구성된 가족은 2017년 약 309만 가구에서 2021년 약 348만 가구로 약 40만 가구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활양식을 기준으로는 맞벌이 가족, 주말부부 가족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한편, 가족을 이루는 배우자의 수는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일부일처제 가족 일부다처제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결혼 과정 없이 형성되는 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생활하는 동거 가족이 그 예시다. 지난달 2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는 1인 가구, 비혼 동거 가구, 위탁가정 등도 법적인 가족 형태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적으로 인정되는 가족의 형태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 양상이 가족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개인, 사회, 그 사이의 가족
개인과 사회를 연결 짓는 가족을 연구하는 가족학에서 가족의 ‘관계’는 중요하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가족학은 개인이나 사회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적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관계 중심적 학문인 가족학에서는 가족관계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가족관계 연구에서는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를 비롯한 가족 내 다양한 관계가 연구 대상이 된다. 또한 이러한 관계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방식, 그들 간의 권력 관계 등 가족 내 인간관계와 관련된 방대한 분야도 연구된다. 관계를 중시하는 가족학의 특성은 가족 문제의 유형 중 하나인 가정폭력의 해결방안에서도 드러난다. 가정폭력이란 가족 구성원이나 동거인이 가정의 배우자나 어린이 등 다른 구성원을 학대하는 행위다. 가족은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집단이다. 그렇기에 가정폭력의 해결에서 가족 관계 고려는 필수적이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바뀐다고 해서 가족 문제가 해결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유 교수는 “가해자를 치료하고 교육해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낸다 해도 가족이 변하지 않으면 가정폭력이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가족정책
가족학은 실용 학문인 만큼 실천 분야가 중요하다. 가족학의 실천 분야에는 △가족상담 △가족생활교육 △가족정책이 존재한다. 이 중 가족정책은 정부가 가족을 위해 시행하는 모든 정책을 의미한다. 가족학에서는 이러한 가족 정책의 바탕이 되는 가족 연구를 비롯해 시행된 정책의 효과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 한편 현대화로 인해 새로운 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오늘날 가족복지정책은 필수적이다. 다른 학문에 비해 가족학은 가족 내의 기능과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으로 가족정책을 바라본다.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진미정 교수는 “사회복지학, 행정학, 경제학 측면의 가족정책은 주로 거시적 측면에서 가족제도나 가족복지 문제를 다루지만, 가족학은 미시적 관계성에 관심을 기울인다”며 “제도나 복지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의 건강성과 생애주기에 따른 발달적 변화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입양아동 지원정책, 가정폭력피해자 숙식 제공 및 보호 등의 가족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진 교수는 “가족정책의 핵심은 가족의 돌봄을 지원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가족정책을 인구정책이나 여성정책의 도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 위주로 흘러간 가족정책이나, 젠더 불평등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둬 가족 정책을 바라본 접근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덧붙여 그는 “가족 관점이 결여된 가족정책도 많아 개선과 발전이 더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가족정책의 한계를 설명했다.  

건강한 가족과 행복한 가족
가족학은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건강한 가족을 지향하고 있다. 건강한 가족이란 기능적으로 잘 유지된 상태의 가족을 뜻한다. 진 교수는 “건강한 가족이란 행복한 가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며 “학술적으로 볼 땐 물질적 토대, 관계성, 사회와의 관계 측면에서 건강함을 갖추고 있는 가족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족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족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건강한 가족생활을 지원하는 사회적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포스터.
일러스트 ㅣ 김지우 기자 webmast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강수민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