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의 커피 찌꺼기, 친환경 소재로의 변신
99.8%의 커피 찌꺼기, 친환경 소재로의 변신
  • 최혜원 기자
  • 승인 2021.05.03 18:43
  • 호수 16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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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 그냥 버려지기엔 흡착능력 뛰어나

탄소의 성질을 활용해 재공정하는 것이 중요해

국제커피협회(ICO)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 톤 규모로, 세계 8위다. 하지만 이 중 약 0.2%의 원두만이 커피 제조에 쓰이고 나머지 99.8%는 일반폐기물이 돼 매립된다. 이러한 커피 찌꺼기는 단순히 처분되고 끝나는 것일까. 놀랍게도 커피 찌꺼기는 활성탄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탈취제부터 활성탄까지, 커피 찌꺼기의 변신에 대해 알아보자.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다
커피 찌꺼기는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 혹은 냉동 건조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커피 찌꺼기는 커피제조 후 생긴 단순한 잔류물이 아니다. 여기에는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및 리그닌 등을 포함해 풍부한 *섬유질, 단백질, 당류가 들어있다. 
이러한 커피 찌꺼기는 수분함량이 높고 다공성의 표면을 가져 흡착능력이 뛰어나다. 이때 다공성이란 내부에 빈 공간을 갖는다는 뜻이다. 커피 찌꺼기는 이러한 빈 공간을 활용해 물질을 흡수하고 공간 안에 흡착시킨다. 물질이 구멍 안에 흡착되면 액체 혹은 고체로 된 물질 표면에 기체 혹은 액체상의 물질이 붙어 얇은 막이 형성된다. 이로써 냄새 물질 등의 오염물질을 차단한다. 이러한 원리는 주로 숯에서 발견되는데, 커피 찌꺼기가 커피숯의 형태로 다시 공정돼 탈취제, 활성탄 등으로 쓰일 수 있다.

흡착원리의 일등 주자
이러한 흡착원리를 가장 잘 사용하는 물질로는 활성탄이 있다. 활성탄이란 다공성의 탄소질 집합체로, 넓은 내부 표면적을 가지며 물리적,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난 흡착제다. 이때 탄소는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을 가져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데 쓰인다. 이에 도시광부 나용훈 대표는 “탄소는 유기성 물질과 중금속, 벤젠 등을 아주 쉽게 흡착한다”며 “천연 숯의 경우 탄소 덩어리에 가깝지만, 활성탄은 탄소 덩어리에 미세한 바늘구멍이 여럿 뚫린 구조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활성탄이 숯보다 다공성이라 훨씬 더 많은 물질을 흡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활성탄에 흡착된 분자는 활성탄의 바깥 표면으로 이동해 여러 구멍으로 들어간다. 이때 흡착된 분자가 활성탄의 큰 구멍인 대세공과 중간 크기의 구멍인 중간세공을 통해 확산된다. 이렇게 확산된 흡착 물질은 활성탄의 미세한 구멍인 미세세공의 내부표면과 결합한다. 커피 찌꺼기로 이러한 활성탄을 만들면 기존 활성탄에 비해 흡착능력이 6배 이상으로 커진다. 실제로 일반 활성탄의 경우 단위 부피당 전체 표면적이 300㎡/g정도인데 반해 커피 찌꺼기 활성탄은 1800㎡/g 정도다.

일반폐기물에서 활성탄의 길로
커피 찌꺼기는 보통 △로스팅 △탄화 △화학적 활성화 △수세 공정 과정을 거쳐 활성탄이 된다. 로스팅 과정에서는 커피 찌꺼기의 내부와 표면에 존재하는 수분과 휘발성 물질을 제거한다. 다음 단계인 탄화 과정에서 효율적인 열분해가 이뤄지도록 내부와 표면을 건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약 300~400℃ 사이에서 커피 찌꺼기의 수분과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면 탄화 과정으로 넘어간다. 이는 열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탄화물의 생성을 극대화시키는 단계다. 이때 열분해란 산소를 공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기물질을 열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이다. 열분해를 거치며 커피 찌꺼기는 많은 탄소를 함유한 검은 물질로 변한다. 이후에는 탄화 과정을 거쳐 얻은 물질의 화학 반응을 촉진하기 위한 화학적 활성화 단계가 이어진다. 이는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첨가물과 커피 찌꺼기를 섞어 가라앉히는 것이다. 화학적 활성화 단계까지 마친 커피 찌꺼기는 수세 공정에 들어간다. 커피 찌꺼기에 남아있던 섬유로부터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한다.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커피 찌꺼기를 활성탄으로 사용하는 것의 핵심은 탄소의 성질을 활용하는 것이다. 탄소를 활용해 물, 인체 등에 분포된 독성오염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선택적 독성 흡착 기술’을 사용한다. 나 대표는 “담배독성 해독제와 카페인 제거제도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처럼 탄소를 재공정하는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담배독성 해독제도 탄소의 흡착 원리를 활용해 체내에 쌓인 1급 발암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 또한 나 대표는 “카페인에 취약한 사람을 위해 카페인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커피 찌꺼기는 활성탄뿐만 아니라 △*2차 전지의 배터리 중 *음극재 △다이어트 보조식품 △식품 △의약품 등으로도 개발될 수 있다고 밝히며 탄소의 재공정에 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섬유질=광합성하는 생물을 구성하는 주된 물질인 유기화합물.
◆2차 전지=전류와 물질 간의 산화 환원 과정, 즉 물질이 화학반응을 해 전자를 잃고 얻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될 수 있도록 물질을 사용해 만든 전지.
◆음극재=2차전지를 충전할 때 양극((+)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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